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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순신 40년' 김종대 前 헌재 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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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사모하다 그를 닮아버린 '이순신 전도사'

-軍 법무장교 시절 책 접하고 매료돼
-퇴임 후 전국 순회하며 리더십 강의
-제자 양성 위해 아카데미도 운영
-마지막 꿈은 '이순신 학교' 세우는 것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대한민국에는 지금 '이순신 열풍'이 불고 있다. 이순신 장군을 향한 전 국민적 '그리움'은 참다운 지도자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찾고 있는 2014년 여름, 정점을 찍고 있다.
역사학자도, 정치지도자도 아니지만 40년 가까이 이순신 장군만을 연구한 김종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66)은 이 그리움의 원천을 '리더십의 부재'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 사회는 늘 이순신을 그리워했다. 힘들수록, 나라를 구할 '참 지도자'가 없을수록 그리움은 짙어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 전 재판관은 "오늘날에 이순신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난세의 영웅을 바라는 집단적 목마름을 '400년 전 이순신'으로나마 해갈해 줄 김 전 재판관에게서 '어제, 오늘, 내일'의 이순신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1975년 군 법무장교 시절 우연히 이은상의 책 '충무공의 생애와 사상'을 접한 뒤 이순신에 깊게 매료돼 반평생을 '이순신 전문가'로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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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재판관은 법관으로서 어려운 판단의 순간에 직면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이순신 장군에게 물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고. 그는 그렇게 자신을 내려놓고 이순신 장군에게 구하면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동료ㆍ후배 법관들에게도 틈나는 대로 이순신 이야기를 전했다. 후배 법관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점점 이순신 장군을 닮아갔다고 한다.
그는 200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장으로 재직할 때 '이순신 평전'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2년 9월 재판관에서 퇴임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순신 정신'을 알리며 살고 있다. 김 전 재판관은 퇴임 후 '이순신 전도사'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퇴임 후 전국 각지를 다니며 이순신 관련 강의를 한 것만 50회 이상이다.

그는 현재 법무법인 국제에서 고문변호사로 일하고 있지만 이순신 정신을 알리는 데 하루의 반 이상을 쓰고 있다. 요즘에도 서울과 부산을 수시로 오가며 '이순신 공부'에 한창이다. 제2, 제3의 이순신 전도사를 양성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에 아카데미도 개설했다.

그가 요즘 특별히 강연 타깃으로 삼는 대상은 각급 지도자들이다. 김 전 재판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별한 관심이 있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책을 따로 출간하기도 했고 궁극적으로 이들을 이순신 전도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지만 난세 중의 난세인 이때에 이순신의 리더십을 이 사회의 리더들에게 알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각종 전술에 뛰어난 장수가 나라가 어려울 때 거북선으로 적을 이겼다는 것만으로는 이순신을 안다고 할 수 없다"며 '리더로서의 이순신'에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순신 정신은 곧 선공후사(先公後私),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입니다. 공동체의 가치나 이익을 개인의 사사로운 가치나 이익보다 앞에 놓는 것, 조선의 생존을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내던진 그것이 바로 그를 성웅으로 이끈 기본 정신 아닐까요.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빚어지는 사건사고와 문제들도 결국은 지도자들이 지켜야 할 가치를 뒤바꿨기 때문입니다. 앞에 둬야 할 가치를 뒤에 두면 세상은 어지러워지죠."

수십년간 이순신 때문에 행복했다는 그는 '이순신 부채의식'에 시달린다고 했다. 그는 "나를 행복하게 해 준 이순신에 대한 부채, 나를 이만큼 키워준 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최종적인 꿈이자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은 '이순신 학교' 설립에 있다고 했다. 이는 오래 전부터 품어 왔던 꿈이다.

김 전 재판관이 이순신학교의 후보지로 생각해 둔 곳은 이순신이 태어난 서울, 성장기를 보낸 충남 아산, 전라좌수사로서 나라를 구했던 전남 여수, 통제사로서 4년간 머문 경남 통영 등이다. 학교 설립을 위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우선 그 기반을 다지는 작업으로 '이순신 전도사 양성'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의 책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재밌고 쉽게 만들어 '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란 제목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이순신 리더십의 원천은 사랑과 정성, 그리고 정의와 자력입니다. 이순신은 이 네 가지 가치를 정돈해 100% 발휘함으로써 기적을 만들었죠. 이순신 학교를 세워 이 가치를 후대가 공유하도록 일조하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이순신 정신이 활용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 중입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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