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장병만 3년간 1만9000여명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신질환인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군장병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관리할 전문상담관 등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군의무사령부가 최근 내놓은 '한국 군 장병에서의 불안장애 발생률'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의료통계정보체계를 이용해 2011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년간 국내 19개 군 병원에서 정신 및 행동장애에 속하는 진단으로 외래치료를 받은 현역 군인을 집계한 결과, 모두 1만9066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해 6만6481건의 진료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군 장병을 대상으로 불안장애 실태를 조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중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신규 환자는 2255명이었고, 이들의 총 진료건수는 8532건에 달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불안장애'로 군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수만 현역 군인 2158명이다.
불안장애 군인 1명당 3.3회가량 병원을 이용한 셈이다. 이중 불안장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질환을 진단받은 초진 환자와 진료건수는 각각 1913명(88.6%), 7870건(95.6%)으로 집계됐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현역군인을 육해공군으로 나눠보면 육군이 1547명(6426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해군(각 203명, 799건), 공군(각 127명, 548건) 등의 순이었다. 신분별로는 병사가 1650명(86.3%), 6833건(86.8%)으로 압도적이었다.
연도별 불안장애 발생률(10만명당)은 2011년 115.7명에서 2012년 118.8명으로 높아졌다가 2013년에는 93.9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같은 경향은 육·해·공군 모두에서 관찰됐는데, 특히 육군에서는 2012년 10만 명당 123.9명으로 최고치에 달했던 불안장애 비율이 2013년에는 98.7명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해군 장교는 3년 사이 불안장애 발생률이 높아 진 유일한 그룹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공황장애는 유독 증가세를 보였다. 공황장애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밀려드는 것으로 심장이 빠르게 뛰고 진땀이 나고 몸이 떨리고 숨이 막힐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공황장애 장병은 2011년 10만 명당 16.1명에서 2012년 20.6명, 2013년 23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군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 시스템은 물론 상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2년 군 인사법이 개정되어 도입된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은 2013년 현재 전군에 200여명만 배치된 상태다. 상담관 한 명이 1000명에 가까운 병사들을 상담하고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상담이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결국 군은 비전문가인 소대장이나 대대장, 주임원사 등이 다수의 관심병사를 관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도리어 문제를 키울 소지가 크다. 지휘관 등을 대상으로 한 상담교육이 상담기법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되고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불안증세를 신체적 증상 호소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타과를 방문하는 불안장애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돼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연구에 참여한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치료받는 것을 터부시하는 사회현상이 군대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군 장병들한 테 불안장애 증상이 생기거나 이 증상이 다른 이상 행동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군 생활을 잘 마친 군인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배려와 같은 사기 진작책이 필요하 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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