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하늘아래 첫 꽃길, 여름 야생화를 탐하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동자꽃, 하늘나리 등 형형색색의 여름 야생화들이 '천상의 화원'을 수놓기 시작했다. '천상의 화원'은 태백 함백산(사진) 일대와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에 이르는 불바래기 능선이다. 고원도시 태백의 여름 야생화들은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절정을 이룬다.

동자꽃, 하늘나리 등 형형색색의 여름 야생화들이 '천상의 화원'을 수놓기 시작했다. '천상의 화원'은 태백 함백산(사진) 일대와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에 이르는 불바래기 능선이다. 고원도시 태백의 여름 야생화들은 7월 중순부터 8월말까지 절정을 이룬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강원도 태백은 평균 해발고도 600m가 넘는 고원도시다. 고도가 높으니 바람이 잦고 서늘해 한여름에도 아침ㆍ저녁으로는 긴팔 옷이 필요할 정도다. 여름 여행지로 손꼽히는 이유다.

지금 이 고원도시에 '하늘나리' '동자꽃' '물레나물' 등 여름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야생화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강인한 끈질김과 어머니 품속처럼 편안하고 넉넉함을 동시에 지닌 꽃이다. 특히 태백 고산지대에 피는 야생화는 들녘의 꽃들과 사뭇 느낌이 다른다. 영산의 기운을 받은 것처럼 신비스럽다.

태백 여름 야생화는 만날 수 있는 곳은 함백산(1572.9m)과 그 자락에 위치한 만항재(늦목재ㆍ1330m), 두문동재(싸리재ㆍ1268m)에서 금대봉(1418m)에 이르는 불바래기 능선과 금대봉에서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에 이르는 구간이다.

먼저 정선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38번 국도를 따라가다 두문동재 터널 진입 전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오르면 백두대간 고개인 두문동재 정상이다. 이곳은 '여름 야생화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꽃 내음이요, 꽃 빛깔이다. 그래서 한국의 야생화 군락지를 말할 때 누구나 이곳을 첫손에 꼽는다. 특히 불바래기 능선은 이른바 '천상의 화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야생화들이 피고 지는 곳이다.
태백 두문동재, 금대봉, 함백산, 만항재 등을 찾는다면 천상의 화원을 이룬 여름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자꽃, 둥근이질풀, 강활, 기린초, 개망초, 좀조팝나무, 범꼬리, 초롱꽃, 꿀풀, 숙은노루오줌, 하늘나리,물레나물, 큰까치수염, 일월비비추, 산짚신나물.

태백 두문동재, 금대봉, 함백산, 만항재 등을 찾는다면 천상의 화원을 이룬 여름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동자꽃, 둥근이질풀, 강활, 기린초, 개망초, 좀조팝나무, 범꼬리, 초롱꽃, 꿀풀, 숙은노루오줌, 하늘나리,물레나물, 큰까치수염, 일월비비추, 산짚신나물.

원본보기 아이콘
 
형형색색의 여름 꽃들로 단장한 호젓한 불바래기 숲길에 들었다. 김상구 태백시 문화관광해설사(숲해설가)는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여름 꽃들이 피기 시작해 8월 말까지 꽃 잔치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를 숙여 풀숲을 들여다보면 야생화들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노란색 꽃을 피운 산짚신나물, 연분홍 둥근이질풀꽃, 보라색 꽃봉오리를 밀어올린 일월비비추, 기린초, 물레나물 등이 앙증맞게 피어 올랐다.

첫 번째 헬기장은 큰까치수염의 군락지다. 강아지풀처럼 생긴 하얀색 큰까치수염 군락지에는 꽃송이 숫자만큼이나 많은 나비들을 불러들여 장관을 이루고 있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 입구까지는 야생화와 함께 신갈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등 참나무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

30분쯤 걸으니 오른쪽으로 등산로 안내 리본과 자그마한 샛길이 나타났다. 금대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길은 금대봉 입구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길은 백두대간 능선이고, 왼쪽 길은 우암산(1346m)과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1307m)으로 이어지는 야생화 탐방로이다. 이곳에서 우암산 입구의 초소까지 0.9㎞ 구간은 한약재로 쓰이는 강활을 비롯해 노루오줌과 숙은노루오줌, 그리고 산꿩의다리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함백산에서 바라본 풍경

함백산에서 바라본 풍경

원본보기 아이콘
 
금대봉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정면에 풍력발전을 위해 설치된 안테나가 보인다. 이곳을 기점으로 오른쪽 오솔길로 접어들면 생태계 보전지역이다. 그야말로 자유롭게 자란 야생화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꽃동산이 따로 없다. 사전에 신고를 했다면 숲길로 접어들면 된다.

야생화들은 남한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에도 지천으로 피어난다. 태백선수촌 부근에 차를 대고 포장된 임도를 따라 1시간 남짓 걸어 오르면 정상이다.

등산로 초입, 양지바른 풀밭은 함백산 최대의 하늘나리 군락지이다. 붉은색이 정열적으로 보이는 하늘나리는 꽃이 하늘을 보고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 닿기 직전에 왼쪽으로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 아래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 군락지가 있다. 말라 비틀어져 단단한 가지는 제멋대로 뻗었지만 아름다운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고사목 주변에도 하늘나리를 비롯해 야생화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히 빨간색 동자꽃과 노란색 물레나물이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하늘거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은 해발고도가 높은 데다 바람이 거세 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대신 풀밭에는 연분홍색 둥근이질풀과 기린초를 비롯해 보랏빛 꿀풀과 초롱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대단하다. 남쪽의 태백산, 북쪽의 매봉산, 서쪽의 백운산ㆍ두위봉 등 높이 1400m 안팎의 고봉들이 펼쳐 보이는 녹색 수림의 바다가 이마는 서늘하게, 가슴은 후끈하게 만든다.

함백산 자락 만항재에도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났다. 만항재는 태백시와 정선군 고한읍, 영월군 상동읍이 맞물려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고갯길이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생화로, 겨울엔 눈꽃ㆍ서리꽃으로 사철 꽃 잔치를 벌이는 곳이다.

만항재 고갯마루엔 지금 막 여름 꽃들이 꽃대를 세워 크고 작은 꽃봉오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하늘숲정원' '산상화원' '바람길정원' 등의 이름을 붙이고 탐방로도 조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갈라져 나가는 매봉산(1303m)은 이색풍경을 만나는 곳이다. 삼수령(피재)에서 매봉산풍력단지 팻말 따라 차를 몰아 오르면 넓이가 110만㎡에 이른다는 고랭지 배추밭이 나온다.
매봉산 고랭지배추밭

매봉산 고랭지배추밭

원본보기 아이콘
매봉산고랭지배추밭

매봉산고랭지배추밭

원본보기 아이콘

능선을 따라 도열한 거대한 풍력발전기들 아래 경사면으로 펼쳐진 광활한 배추밭이 장관이다. 굽이치는 초록 이랑들이 무수히 깔린 비탈밭과 그 사이로 아스라이 이어지는 농로들이 근사한 풍광을 연출한다. 삼수동 귀네미마을도 고랭지 배추밭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태백=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가는 길=영동고속도로 타고 가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 제천나들목에서 38번 국도를 따라 영월ㆍ정선을 지나면 태백이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으로 이어지는 야생화 탐방로는 10월 말까지 개방된다. 탐방 4일 전에 태백시청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해야한다.
야생화 탐방길

야생화 탐방길

원본보기 아이콘

△먹거리=태백은 연탄불에 구워먹는 한우 갈비살이 유명하다. 태성실비식당(033-552-5287), 태백실비식당(033-553-2700) 등이 소문났다. 전골처럼 국물이 있는 닭갈비(사진)도 태백의 별미다. 승소닭갈비(033-553-0708), 김서방네닭갈비(033-553-6378) 등이 맛깔스럽게 음식을 내놓는다. 고등어, 갈치, 두부찜을 내놓는 초막고갈두(033-553-7388)도 맛나다.
태백닭갈비

태백닭갈비

원본보기 아이콘

△볼거리=철암광산역사촌(사진)은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1970년대 탄광촌 모습과 주민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한 곳이다. 이밖에도 태백산, 철암벽화마을, 황지연못, 검룡소, 구문소 등 볼거리가 많다.
철암광산역사촌

철암광산역사촌

원본보기 아이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