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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에 '정당성' 싸움

최종수정 2014.07.22 11:25 기사입력 2014.07.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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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이다"…"부정 근절 위해 필요"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지역 25개 자사고(자율형사립고) 교장들로 이뤄진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2차 평가로 지정이 취소되는 학교가 나올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반고 전환'을 둘러싼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 간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들 자사고가 시교육청 정책에 따를 수 없다는 근거로 내세우는 것들이 과연 타당한지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자사고 측은 서울시내 자사고 학생들을 다 합쳐봐야 6600여명이며 자사고보다 특목고·특성화고 등에 더 많은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데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을 자사고에만 돌리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자사고에서 학생들의 전학 및 편·입학 전형방식을 부당하게 바꿔 신입생 정원을 늘려온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주변 학교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실제로 경기도 용인의 자사고인 용인한국외대부설고는 전·편입학 전형 시기를 바꿔 2012년과 13년에 각각 10명의 정원 외(外) 신입생 입학을 허가한 사실이 지난 5월 감사원에 적발됐다. 안산의 동산고도 같은 방식으로 2012년과 13년 각각 19명의 정원 외 신입생 입학을 허가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이 같은 부당 전입학 사례가 확인된 전국 자사고들의 리스트를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자사고에 5년간 최대 14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자사고 측은 '모자라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자사고에 대해 불법지원금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권학교 폐지·일반학교 살리기 서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자사고가 2012년부터 작년까지 정부로부터 25억여원의 불법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법률 및 예산 검토 결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자사고 정책을 내놓으면서 정부가 앞세웠던 논리에 따르면 이 지원금은 당연히 일반고에 지원됐어야 할 예산"이라며 "정부와 자사고 재단은 즉시 '환수조치'를 서두르기는커녕 '시책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 지원은 가능하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고는 애초 설립 취지에 따르면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이 주어지는 대신 인건비, 교육과정운영비 등을 각 학교가 자체 부담하기로 돼 있는데 교육당국이 이를 무시하고 지원을 이어왔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수없이 논란이 돼왔던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 운영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안 부소장은 "특목고인 외고나 국제고의 경우 수업 시수에 관한 규정이라도 있지만, 자사고의 경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한다는 취지가 '국영수' 입시과목 늘리기로 변질된 사례가 많다"며 "문제는 그걸 제한할 수 있는 방안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국어와 영어, 수학 등 기초교과가 총이수시간(180단위)의 절반을 넘을 수 없게 돼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에 발표한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2012년 4월 기준)'에 따르면 자사고는 국영수 시수를 평균 102단위가량 편성하고 있어 일반고와 큰 차이가 나는데도 이를 제재할 특별한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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