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는 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애셋 매니지먼트 대표는 2001년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의 영어 국가명 첫 글자로 브릭스(BRICs)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이후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해 'BRICs'가 'BRICS'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중국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다. 급성장 중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1%였다. 이는 오는 2018년 18%로 급등할 듯하다. 인도가 바짝 뒤를 좇고 있지만 2008년 4.8%에서 2018년 6.3%로 완만하게 증가할 듯싶다.
브라질과 러시아의 비중은 3%로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공의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게다가 브릭스의 내부 단결력은 매우 취약하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유럽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미국이 세계은행 총재를 독식해온 전통에 대해 못 마땅하게 여긴다. 그러면서도 IMFㆍ세계은행 총재 선거가 있을 때마다 신흥국 단일 후보를 내는 데 실패했다. 무역문제로 서로 옥신각신하기도 한다.
비즈니스위크는 서로 다른 브릭스 회원국들이 제6차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신개발은행(NDB)' 설립과 위기 대응 기금 마련이 과연 얼마나 의미 있을지 의문을 던졌다.
NDB는 해마다 34억달러(약 3조4952억원)를 향후 10년 동안 신흥국 개발 프로젝트에 대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연간 600억달러 이상 대출하는 세계은행에 비하면 규모가 턱없이 적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이와 별도로 1000억달러 규모의 위기 대응 기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기금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캐나다 소재 국제거버넌스혁신센터(CIGI)의 메니코 롬바디 이사는 "브릭스 회원국들이 아직 답을 구하지 못한 문제가 많다"면서 "브릭스 회원국들이 NDB와 위기 대응 기금 설립에 합의한 것은 그 기능성보다 IMFㆍ세계은행에 목 맬 필요가 없음을 보여주고 싶은 상징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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