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6.1%까지 떨어졌다. 2008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5개월 연속 20만개 이상의 일자리(비농업부문)가 꾸준히 만들어진 덕분이다. 15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상한파의 충격에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 2.9%까지 떨어졌지만 이후에는 분기별로 3%대의 성장은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중앙은행의 적극대응'이 선정됐다. AP는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다른 어떤 중앙은행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FRB는 2008년 12월 단기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0)로 인하했다.
또 시중의 유동성과 장기 금리 인하를 위해 3조달러(3026조원)가 넘는 규모의 양적완화정책도 병행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방어에 급급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은 2011년 오히려 금리 인상에 나섰고 이는 같은 해 유로존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국 경제의 특징인 유연한 노동시장도 위기 회복엔 긍정적이었다는 평이다. 위기에 처한 미국 기업들은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 급한 불을 끈 뒤 다시 재고용에 나선다. 이에 비해 고용 안정성이 강조되는 유럽이나 일본 기업들은 순발력있는 대응에 취약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긴축을 가급적 억제했던 미국 정부의 대응도 경제 회생에 기여했다. 유로존 정부들은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부채를 덜어내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며 강력한 긴축에 나섰다. 이는 오히려 경제 위축을 불러오는 악순환을 일으켰다. 반면 미국 정부는 긴축은 최소화하며 정부 투자와 고용창출에 주력했다.
5년간 황소장이 이어진 미국 증시도 큰 역할을 했다. 사실 이는 벤 버냉키 FRB 전 의장의 공로다. 버냉키 의장이 밀어붙인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은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을 증시로 모이게 했다. 증시 활성화는 경제에 대한 기대와 소비 증가라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