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두 로드리게스와 그를 쫓는 추격자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월드컵에는 네 가지 개인상이 있다. 최우수 선수(골든볼), 득점왕(골든부트), 골키퍼상(골든 글로브), 21세 이하 최고 선수상(베스트 영 플레이어)다. 최우수선수는 월드컵 취재진의 투표로 정한다. 득점왕과 골키퍼상은 기록으로 주인을 가린다. 득점왕은 팬들을 가장 즐겁게 한 선수이므로 최우수선수 못잖게 명예로운 상이다.
준준결승 네 경기를 앞둔 2일 현재 득점 경쟁에서는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네 경기에서 다섯 골을 터뜨려 선두에 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득점왕 토마스 뮐러(독일)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네이마르(브라질)가 한 골 차로 공동 2위다. 카림 벤제마(프랑스), 아리언 로번ㆍ로빈 판페르시(이상 네덜란드) 등은 세 골씩 넣었다.
월드컵 득점왕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마의 여섯 골' 기록과 싸웠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 득점왕 마리오 켐페스(아르헨티나)로부터 프랑스 대회 득점왕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에 이르기까지 여섯 대회 연속 여섯 골을 넣은 선수가 황금장화를 차지했다. 이 기록은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2002년 한ㆍ일월드컵에서 여덟 골을 넣어 깨뜨렸다. 그러나 2006년 독일(미로슬라프 클로제ㆍ독일), 2010년 남아공(토마스 뮐러) 대회에서는 다섯 골로 줄었다.
콜롬비아의 돌풍이 8강전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로드리게스야말로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골 감각이 절정이고 꾸준하기까지 하다. 그는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일본과의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각각 한 골씩 넣고 16강전에서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두 골을 성공시켰다.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했다. 브라질과의 준준결승이 고비다. 경기장 분위기는 브라질에 유리할 것이고 상대 수비는 집중 견제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브라질의 수비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 가끔 허점을 보인다. 로드리게스가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골문을 열 수 있다.
득점왕을 하려면 한 경기 쯤은 '몰아치기'를 해야 한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 득점왕 파올로 로시(이탈리아)는 브라질과의 예선리그에서 세 골, 폴란드와의 4강전에서 두 골,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한 골을 넣었다. 모두 강한 상대에게서 빼앗은 골이어서 축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았다. 아리언 로번(30)과 로빈 판페르시(31ㆍ이상 3골)는 객관적인 경기력에서 네덜란드보다 약하다고 평가되는 코스타리카와 만난다. 진정 득점왕을 원한다면 여기서 뮐러와 메시는 물론 로드리게스까지 제쳐야 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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