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진짜 사람들을 대신해 컴퓨터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 남자를 그린 '그녀', 사람 보다 예술품에 더 빠져 있던 남자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베스트 오퍼' 정신 대신 육체적 관계에 몰두한끝에 섹스 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담아낸 '땡스 포 쉐어링'(감독 스튜어트 블럼버그)까지 2014년 할리우드가 숨 막히게 바쁜 도시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주목하고 있다.
영화들은 모두 숨 막힐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이 얼마나 고립되고 있는지, 그리고 정말로 마음을 나누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드물어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영화 '베스트 오퍼'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극단적으로 싫어하고 오로지 초상화 속 여인들을 흠모하며 지내던 세기의 경매사 올드먼(제프리 러쉬)이 한 여인에게 빠져드는 모습을 그린다. 사람과 직접 닿는 것이 싫어서 언제나 장갑을 끼는 등 예술품에 더 애정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갑자기 나타난 여인에게 순식간에 빠져드는 모습은 결국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그에 휘둘려 지내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7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영화 '땡스 포 쉐어링'은 순간적인 육체적 쾌락에 몰두한 끝에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진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장 섹스를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아담(마크 러팔로), 섹스 중독에서 벗어나고자 10년 째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불안한 마이크(팀 로빈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추행을 하다가 직장에서도 쫓겨난 닐(조시 게드), 그리고 친구의 아버지를 포함 자신이 아는 모든 남자와 섹스를 즐거운 디디(핑크) 등 각기 다른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섹스 중독을 극복하고 진짜 사랑과 진짜 인생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린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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