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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제 2의 지단'은 어느 나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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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안 페굴리[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소피안 페굴리[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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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이 월드컵에서 처음 만난 알제리의 축구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프랑스의 '아트사커'를 닮았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바히드 할리호지치(62ㆍ보스니아) 감독은 프랑스 출신 선수 열여섯 명을 불러들였다. 이중 일곱 명은 프랑스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이다. 소피안 페굴리(25·발렌시아)도 그 중 한 명이다.

페굴리는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민 2세로 18세 이하와 21세 이하 대표팀에서 뛰었다. 스피드, 개인기, 득점력을 두루 갖췄는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 선제골을 넣기도 했다. 알제리축구협회는 끈질긴 러브콜 끝에 2011년 10월 그를 알제리 성인대표팀에 포함시켰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네 번째 골을 넣은 야신 브라히미(24ㆍ그라나다)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16세부터 21세까지 프랑스의 연령별 주니어 대표를 모두 거쳤는데 할리호지치 감독의 설득으로 알제리를 택했다. 파리 생제르맹, 스타드 렌 등에서 축구를 배운 브라히미는 지난해 이적한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벌써부터 '가린샤'로 불린다. 가린샤는 펠레(74)와 함께 브라질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전설로 역대 최고의 드리블러로 꼽힌다.

프랑스 내부에서는 자국의 세금으로 육성한 선수들을 놓친다는 지적이 있다. 논란은 하산 옙다(30ㆍ우디네세)가 성인대표팀으로 알제리를 택하면서 증폭됐다. 그는 프랑스에서 19세 이하 대표팀까지 기둥 노릇을 해왔다.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기에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더구나 선수들은 프랑스보다 알제리에서 대표선수 되기가 훨씬 쉽다. 일본 '주간 축구매거진'의 프랑스통신원 기무라 가야코는 "세계적인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면 대부분이 프랑스를 대표팀으로 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적잖은 알제리계 선수들이 프랑스 대표팀에서 주축 노릇을 했다. 지네딘 지단(42), 사미르 나스리(27ㆍ맨체스터시티), 카림 벤제마(27ㆍ레알 마드리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단은 프랑스의 축구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에 알제리계 선수는 많지 않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프랑스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당시 프랑스는 '올 블랙(All Black)'으로 불릴 만큼 중앙아프리카 계열이 많았다.
기무라 통신원은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축구연맹은 이 성과를 이민 정책의 승리로 생각하고 엘리트 유소년 대표를 선발할 때 신체 능력을 최우선으로 여겼다. 중앙아프리카계보다 신체능력이 떨어지는 프랑스와 알제리계 선수의 수는 자연스레 줄었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와 알제리계는 신체 능력이 떨어져도 축구 전략이나 센스, 기술력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프랑스는 촉망받는 알제리계 선수를 키우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야신 벤지아(20ㆍ올림피크 리옹)과 파레스 바루리(19ㆍ올림피크 리옹) 두 명이다. 벤지아는 21세 이하 대표팀 자격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다섯 경기에서 네 골을 넣은 공격수로 '제 2의 벤제마'로 불린다. 바루리는 16세 이하와 18세 이하, 21세 이하 등에 선발된 공격형 미드필더로 넓은 시야를 자랑한다. 지단의 아들 엔조 지단 페르난데스(19ㆍ레알 마드리드 카데테 A)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을 어느 성인대표팀에서 볼 수 있을까. 프랑스와 알제리의 미묘한 영입 경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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