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소식으로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 삼성생명 →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물산'이 큰 축이다. 이미 지배력이 확고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의 최대주주 관계자 지분율은 20%미만이다. 박 연구원은 "상속으로 지분율이 일부 상실된다고 가정하면 지배력이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상속이 이뤄질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금융지주회사가 되고,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소유를 금지한 현행법에 따라 그룹 구조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의 인적분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삼성전자사업회사의 지분가치 약 27조원을 삼성전자홀딩스로 현물출자할 경우 삼성전자홀딩스에 대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약 43%로 급증하게 되고, 삼성전자홀딩스가 보유한 삼성전자사업회사의 지분율은 28.4%로 상승하게 된다"며 "만약 분할 전에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1.6% 이상 매입하면 삼성전자홀딩스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30%까지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이후 삼성에버랜드와 이건희씨가 소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삼성전자홀딩스에 현물출자하고, 삼성전자홀딩스는 삼성카드 지분을 삼성생명에 매각하면서 삼성생명이 소유한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을 교환받으면 삼성전자홀딩스 자사주 비율이 올라가게 된다. 그 다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고 이때 삼성에버랜드가 일부 지분매각에 참여하면 삼성전자홀딩스에 대한 이건희 일가 및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율이 증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홀딩스가 합병하게 되면 '삼성에버랜드+삼성전자홀딩스→삼성생명(금융 중간지주회사) + 삼성전자사업회사' 등 기타 자회사의 지배구조가 수립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분할 뒤 삼성SDI 등이 보유한 삼성물산사업회사의 지분가치를 삼성물산홀딩스(가칭)로 현물출자하면 삼성물산홀딩스에 대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상승하게 되고, 삼성물산홀딩스가 보유한 삼성물산사업회사의 지분율도 높아진다.
박 연구원은 "삼성물산홀딩스와 삼성전자홀딩스가 합병된 다음 지주회사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금융지주회사로 수평 분할하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은 금융지주회사와 비금융지주회사를 동시에 소유하는 모습을 띠면서 금산분리가 정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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