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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마이애미 전훈 키워드 '적응'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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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미국)=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마이애미가 주는 첫 느낌은 평화롭다. 호텔과 레스토랑, 대형마트가 늘어선 건물들은 낮고 차분하다. 도로를 따라 줄지어선 야자수에선 관광 도시가 보인다. 인천을 기점으로 디트로이트를 경유해 열일곱 시간 만인 31일(한국시간) 목적지에 도착했다. 조용한 해안도시는 4년 연속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마이애미 히트의 선전으로 활기가 넘친다.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30)와 크리스 보쉬(30)가 텔레비전 뉴스를 장식하고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축제 분위기에 들뜬 팬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마이애미 히트 홈구장)' 주변에는 삼삼오오 모인 젊은 남녀들이 술과 음악으로 자유롭게 어우러진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이 여장을 푼 지 이틀째다. 태극전사와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를 포함한 52명이 비행기로 스무 시간 넘는 거리를 이동해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이곳에서 조직력을 보완하고 결전지인 브라질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인다. 마이애미의 6월 최고기온은 평균 30.9도.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리는 쿠이아바(31도)와 비슷하다. 습도는 70%로 한국의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를 연상케 한다. 국내보다 13시간 늦은 시차는 극복할 과제다. 통상 일반인이 1시간 시차에 적응하는데 하루가 걸린다고 한다. 동행한 취재진 41명에게 해당하는 통계다. 가벼운 음주나 독서 등 숙면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은 낯선 생활 패턴에 몽롱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이른 새벽에 해당하는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에 주요 훈련을 시작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전날 첫 훈련을 위해 세인트토마스대학을 찾은 표정은 활기가 없었다. 숙소에서 차로 20여분 거리를 이동하면서 짧은 토막잠을 청한 듯 김신욱(26ㆍ울산)과 이근호(29ㆍ상주) 등은 부은 눈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수비 조직력과 공격 전개에 중점을 둔 전술 훈련에서도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웠다. 공간을 찾아 움직이고 패스 연결을 통해 전방 공격수가 슈팅을 때리는 과정에서 간간이 실수가 나왔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김창수(29ㆍ가시와 레이솔)는 중원에서 기성용(25ㆍ스완지시티)이 밀어준 낮고 빠른 패스를 쫓아갔으나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져 공을 뒤로 흘렸다. 홍명보 감독(45)과 김태영 코치(44)는 선수들이 묵묵히 공을 연결하는 데만 집중하자 "말을 하면서 움직이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중앙 미드필더 한국영(24ㆍ가시와 레이솔)은 "아직 (마이애미에) 적응하지 못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잠을 설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가대표 경험이 많은 이근호(63경기)는 "아직 큰 불편함은 없다"고 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49)은 "선수들은 일반인보다 시차 적응이 빠르지만 월드컵 일정에 맞추려면 좀 더 오래 적응해야 한다"면서 "하루 이틀은 큰 문제가 없지만 3-4일째가 되면 많이 힘들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시차적응"이라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높은 수준까지 훈련 강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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