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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지 않은 日 소니 '부활은 없다'

최종수정 2014.05.17 10:29 기사입력 2014.05.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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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일본 소니가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가 호언했던 소니의 부활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이 커지는 가운데 소니의 근본적인 경쟁력 자체가 가라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의심은 주가로 반영되고 있다. 소니의 주가는 실적 발표 하루 뒤인 15일 도쿄 증시에서 장 중 8%가량 하락하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소니 주가 부진은 최근 애플이나 삼성과의 상황과도 대비된다. 애플의 주가는 최근 600달러 선을 돌파하며 꿈틀대고 있다. 상승률이 6%를 넘는다. 삼성전자 역시 이건회 회장의 와병에 따른 혼란을 겪으면서도 올해 들어 주가가 3% 이상 올랐다. 심지어 파나소닉, 도시바, 히타치 등 경쟁 일본 전자업체의 성과와도 대비된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 사진=블룸버그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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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은 소니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소니의 회생 전략이 기로에 섰다는 기사를 통해 구원 투수로 투입된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도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는 실적 발표를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

소니가 14일 발표한 2013년도 실적은 매출이 전년대비 14.3% 증가한 7조7672억원에 달했지만 순손실은 1283억엔(1조2830억원)이나 됐다. PC사업 철수 등에 따른 비용이 증가했다고 하지만 5년 연속 적자 기록 후 지난해 모처럼 흑자 전환하며 남긴 기대를 뭉개버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이번 회계연도에도 500억엔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게 게 회사측 진단이다.

문제는 분명하다. 미국 경제 채널 CNBC는 최근 소니에서 '쿨'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애널리스트들의 판단을 소개했다.
조사업체 뷰 프롬 더 피크의 폴 크라케의 설립자이자 애널리스트는 소니의 부진에 대해 "(소니의) 제품들이 더 이상 신선하거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그는 "우리 집 아이들도 소니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오히려 72세 된 어머니는 소니 제품을 구매한다. 이것이 현재 소니의 상황을 보여주는 진정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젊은이들의 구매욕을 이끌어 낼 결정적인 무엇이 결여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진단이다.

크라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이후 엔화가치 하락이 카시오나 소니의 실적 호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환율과 실적간에는 연관관계가 없었다. 엔화가 달러당 500엔을 돌파해도 소비자들에게 소니 제품이 멋지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홍콩 소재 증권회사인 선라이즈브로커의 벨 콜벳 아시아 주식 책임자는 혁신을 추진하는 삼성에 비해 소니의 브랜드 가치가 현격히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니의 주가가 추가 하락 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히라이 CEO가 문제점을 찾아 없애는 데만 주력했지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을 등한시 하다 문제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4K 초고해상도 TV도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 남짓이다. 경쟁 자체에서 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때 떼돈을 벌어주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은 아직 건재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서 과거만큼 매력적인 사업이 아니다.

소니에서 2006년 퇴직한 기술자인 타무라 신고는 "히라이 CEO는 희망적으로 발언해 왔지만 소니 제품은 여전히 싸구려 이미지를 뒤집어쓰고 있고 소니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슬로건에 걸 맞는 장기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히라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도 얻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소니를 확실한 스마트폰 시장 업계 3위권에 올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소니를 위치시키겠다는 약속이었다.
소니 엑스페리아Z2, 스마트밴드 SWR10

소니 엑스페리아Z2, 스마트밴드 SW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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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년 뒤 그의 발언은 식언이 됐다. 소니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3위에서 6위로 미끄러졌다. 점유율 자체도 4.3%에서 3.8%로 떨어졌다. 제품은 괜찮았지만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소비자들이 소니를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취임 3년차인 히라이 사장가 지난해 말했던 "턴어라운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발언을 상기하며 그가 보수를 50% 삭감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추락하는 소니를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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