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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한 17명의 감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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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녹색사업단, ‘산림치유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이렇게 숲 속에서 병마와 싸워 이겨냈다” 생생한 경험담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나는 이렇게 숲 속에서 병마와 싸워 이겨냈다.” “집 뒤에 산을 두고 산다. 가장 행복한 일은 아이들의 병으로 찾게 된 산과 숲, 그곳에서 나의 일자리까지 얻었다.” “산은 나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제 주변에는 심한 아토피와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는 이들에게 당당히 숲으로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이들에게 숲은 가장 안전한 육아공간이다.”

숲을 통한 질병극복, 가정문제 해결 등의 이야기를 담은 체험수기집 ‘숲에서 치유된 그들의 이야기’가 나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수기집엔 산림청과 녹색사업단이 공동주최한 ‘산림치유 체험수기 공모전’ 수상작 17편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187페이지 분량에 담겨 있다.

대상을 받은 조병욱(43)씨 작품(‘숲, 어머니에겐 또 다른 자식’)은 뇌경색과 우울증이 심한 어머니가 숲을 통해 우울증을 이겨내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해진 자신의 어머니의 삶을 조명한 사연이다.

조 씨는 수기 첫머리에서 “두 달 동안 간병인을 14번 바꾼 환자, 하루에 12번은 새로 오는 간병인의 눈물?콧물을 다 빼놓는 환자, 재활요양병원 간호사분들이 제일 싫어하는 환자, 같은 병실식구들이 제일 꼴 보기 싫어하는 환자…. 그 환자는 바로 어머니입니다.”라고 썼다.
그렇게 까다롭고 성격이 괴팍하고 으악스럽고 까탈스러운 환자(어머니)를 변화시킨 건 자연과 숲이라고 조씨는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는 40대 중국교포출신 간병인의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다. 조씨의 어머니는 고향인 충남 서산 용현자연휴양림에 터를 잡고 투병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고란사까지 아들 조씨와 함께 걸었다. 결과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혈압은 물론 우울증 등도 다 나았다. 그곳에서의 재활치료효과도 높아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 조씨는 수기 맨 끝에 “어머니의 자식은 제가 아니라 숲”이라고 마무리했다.

유방암수술로 지친 몸과 마음을 깨끗한 산골생활로 병을 이겨낸 황계숙(52)씨 사연도 돋보인다. 유방암 3기로 수술을 한 황씨는 복주산휴양림에서 투병생활을 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바닥에 떨어진 면역력을 높이는데 힘썼다. 평소 좋아했던 술, 고기, 밀가루음식을 모두 끊었다. 자연에서 얻은 것들로만 밥상을 차렸다. 특히 과일을 많이 먹었다. 산소가 가득한 동네 주변 솔밭 길을 걷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산에도 올랐다.

삼막사 절이 있는 삼성산, 비봉산, 청계산, 수리산 등지도 찾으면서 몸이 서서히 회복됐다. 심지어 소백산 밑 산속 산장에 방을 얻어 1년간 살기도 했다. 이어 제천 산골 집을 사서 텃밭에 야채를 길러먹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그는 숲, 산, 농촌마을을 고맙게 여기며 살고 있다.

산후우울증과 피부소양증으로 신경질적 사람이 된 자신을 산림욕으로 이겨낸 조혜경(36)씨 등의 감동적인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조씨는 수기 첫머리에 “숲에 온 것뿐인데 온 가족이 웃고 있다니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숲이 지켜준 건강과 가족애’란 제목의 수기에서 지난해 봄, 딸을 낳은 지 10년 만에 늦둥이 아들을 얻으면서 산후우울증과 피부소양증을 겪었으나 숲에서 나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수암산, 소백산, 속리산, 설악산, 지리산 등지를 찾아다니며 가족들과 숲 체험, 삼림욕, 풍욕을 했다. 그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청정자연 속에서 건강을 되찾았다고 했다.

집안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가족애도 끈끈해졌다는 게 조씨의 산과 숲 나들이 소감이다.

그밖에도 ▲‘숲에서 찾은 웃음’(신현주) ▲‘나의 소중한 벗, 백양산’(이주희) ▲‘숲이 준 선물, 이제 갚으려 해요’(유병남) ▲‘산이 준 선물’(김대성) ▲‘산, 참된 스승’(임주성) ▲‘소나무 숲 그녀’(문복례) ▲‘소중한 희망의 향기’(이경애) ▲‘숲의 고마움을 깨닫다’(김상철) ▲‘성찰과 성장의 장소, 산!’(김홍규) ▲‘나를 치유하는 편백나무!’(백지영) ▲‘숲으로 아픈 피부를 숨 쉬게 하다’(박소슬) ▲‘분홍 맘의 알콩달콩 숲속 나들이’(이규인) ▲‘새로운 산을 만나다’(서웅) ▲‘푸름을 걷다’(강민구)에도 숲에서 몸을 치유한 사연들이 스토리텔링식의 수기로 실려 있다.

수기집 맨 마지막에 실린 강민구씨는 2007년 4월 27살 때 직업군인으로 해군을 전역하고 오던 날 사고를 당해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조각난 다리뼈를 철심을 맞추고 집에서 휠체어생활을 했다. 걸을 수 없게 된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앞 팔용산에 올라가보는 게 소원이었다. 몇 달 뒤 병원에서 재수술을 받고 다시 2년여 지나 다리에 철심을 뽑아냈다.

바다와 가까이 했던 강씨는 드디어 산에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 올라 팔용산 정상에 설 수 있었다. 그는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만학도 생활을 하며 수시로 학교 뒤 산에 오르고 있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건강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자신을 보듬어주는 산에서 활기를 찾고 희망의 꿈도 꾸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발간된 ‘숲에서 치유된 그들의 이야기’는 사연마다 각각의 의미와 감동을 전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몸과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책인 만큼 한번쯤 읽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림치유 체험수기집 ‘숲에서 치유된 그들의 이야기’는 전국의 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보건소 등에 배포될 계획이며 산림청홈페이지 ‘전자책(e-book)’에서도 볼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녹색사업단(대전시 서구 둔산북로 121번지, 206호·209호 / 전화 042-603-7331 / 홈페이지 http://www.kapa.co.kr / 블로그 http://blog.daum.net/kapa)이나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042-481-8877)로 물어보면 된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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