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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내 자식 내손으로 묻게 해달라" 사고 18일째, 엄마의 절규

최종수정 2014.05.03 21:29 기사입력 2014.05.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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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민영 기자, 이혜영 기자]"우리 아들 맞나봐. 맞나봐." 엄마는 미친듯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절규했다. 비틀대며 통곡하기 시작하자, 지나가던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고개를 숙였다. 세월호 침몰사고 18일째, 엄마는 그렇게 생때같던 아들을 되찾았다.

3일 오후 5시 께 진도 팽목항에 시신 4구가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들이 다급히 현황판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신장 164-177cm, 파란색 스포츠웨어, 앞머리 10cm…. 간략한 인상착의만 보고서도 부모의 가슴은 쿵 떨어진다.

"우리 애인 것 같아." 실종자 어머니 한 명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한다. 사고 후 눈물 그친 적 없는 그의 눈가는 언제부턴가 벌겋게, 움푹 패여 돌아올 줄을 모르고 있다. 오후 6시 시신 도착예정시간을 앞두고 자신의 아이임을 확신한 학부모들이 시신 확인소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옆에 선 또 다른 아버지가 "우리 아들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친한 친구들도 안오고 있어. 같이 오려고 그러나. 아빠 기다리는 줄은 모르고…." 낮게 중얼거리던 그는 셔틀버스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다 다시 돌아보고, 돌아보기를 반복했다.
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한 실종 학생 어머니가 바다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다.

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한 실종 학생 어머니가 바다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다.


팽목항을 오가다 마주친 실종자 가족들은 서로에게 "찾았냐"고 가장 먼저 묻는다. 2일 밤과 3일 새벽 돌풍과 높은 파도로 수색이 이뤄지지 못한 탓에, 이날은 낮부터서야 본격적인 시신 수습이 이뤄졌다. 오후 6시까지 수습한 시신은 총 8구. 사망자는 총 236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는 66명이나 남았다.

자녀를 찾지 못한 실종자 어머니 두 명은 서로를 껴안은 채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한 어머니가 "저렇게 파도가 높은데 아무것도 해줄 수 가 없어서 너무 미안하다"고 하자, 다른 어머니는 "아니야. 꼭 구할 수 있을거야. 구할 수 있어"라고 답한다. 위로의 말은 자신에게 건네는 것이기도 했다.
파도가 일면 파도가 일어서, 날씨가 맑으면 날씨가 맑아서 마음이 아프다. 차가운 바닷가에 아직도 피붙이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그들을 무너뜨린다. 희망은 체념으로, 체념은 분노로, 포기로 바뀌었다. 이제는 시신을 찾는 것만이 그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18일째인 3일 진도 팽목항에서 한 희생학생의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쪽지를 붙이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18일째인 3일 진도 팽목항에서 한 희생학생의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쪽지를 붙이고 있다.


며칠전부터 발견된 시신은 온몸이 불고 머리카락이 조금씩 빠져 듬성듬성해진 경우가 많다고 전해진다. 한 학부모는 "머리가 다 뽑혀있어도 좋다"며 "내 자식을 알아볼수만 있게 해 달라. 내 손으로 묻는 게 마지막 바람"이라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시신확인소에서 자녀를 확인하고 나오던 한 어머니는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기다리던 자녀일 것이라 확신했지만, 아니었다. 어머니를 부축하던 딸도 그 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팽목항에서 불공을 드리던 불일스님은 "뭐 하나 가슴 안아픈 것이 없다"며 "눈물을 안 흘리려해도 울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해가 지기 시작했지만 실종자 가족들은 좀처럼 실내체육관으로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던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 한 명은 "어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우리 아들 추울까봐 잠도 못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울음이 그의 말끝을 삼켰다. 잔인한 봄이다.


진도(전남)=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진도(전남)=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진도(전남)=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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