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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멸종위기식물 ‘히어리’의 대량증식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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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산림과학원, 조직배양기술 10년 연구 결실…배양묘 꽃 피기 시작, 농가소득용 묘목보급 및 분재소재 활용으로 수출 가능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멸종위기 희귀특산식물인 ‘히어리’의 대량증식기술이 첫 개발됐다. 일명 납판화(蠟板花)라고도 불리는 ‘히어리’의 영어이름은 ‘Korean Winter Hazel’로 ‘한국의 겨울 개암나무’란 뜻을 갖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희귀·소멸위기 유전자원보존사업의 하나로 2003년부터 한국특산 히어리의 조직배양 증식기술을 개발, 배양묘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히어리’는 이른 봄 잎이 나기 전 노란 꽃잎이 포도송이처럼 한데 모여 피어난다. 초롱모양으로 땅을 향해 거꾸로 매달린 모습이 아름다워 관상수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환경부는 이 꽃을 보호식물 52종의 하나로 지정했다.

조직배양 증식기술에 쓰인 히어리는 경남 남해군 금산과 지리산의 히어리자생지에서 골라 뽑은 것으로 꽃과 잎 무늬가 아름다워 새 품종으로 개발가치가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생물공학연구팀은 조직배양으로 얻어진 어린 식물체를 온실 안에서 순화과정과 야외에서 10년 이상의 적응성시험을 거쳐 정상생장과 효율적인 대량 번식기술을 체계화했다.

문흥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장은 “히어리의 조직배양증식기술은 10년에 걸친 연구 결실”이라며 “히어리 유전자원 보존은 물론 관상가치가 큰 히어리의 농가소득용 묘목보급 및 분재소재 활용으로 수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특산 히어리는 1984년과 1987년에 미국으로 흘러나가 모리스수목원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르고 있는 히어리 300여 그루의 묘목은 수목원 등을 통해 보급, 일반인들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한편 ‘히어리’는 희다의 뜻인 하야리, 허여리에서 변형된 이름이다. 하지만 히어리 꽃은 엷은 노란색이며 잎 색깔은 초록색이다. 유래는 좀 엉뚱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오리나무’가 오리(五里) 즉 거리를 나타내기 위해 오리 간격마다 심었다고 해서 오리나무라 하듯이 히어리의 유래도 이 거리를 재는데 쓴 유래에서 비롯됐다.

순천 등지에서 불려진 히어리의 옛 이름은 ‘시오리나무’다. 시오리(十五里) 즉 십오리(약6km) 거리마다 이 나무를 심어 거리를 표시한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계곡과 계곡을 넘어 마을까지의 거리가 약 시오리쯤 된다. 그 거리의 표기로서 이 나무를 심었던 것이다.

1966년 국내 식물분류학계 최고 권위자인 수우(樹友) 이창복 박사가 시오리나무를 그 지역 방언인 히어리나무라 바꿔 불러 학계에 발표하면서 ‘히어리’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어리’는?
조록나무과(Hamamelid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송광납판화’라고도 한다. 송광사와 선암사 등지의 야산에 많이 자라고 있다. 국내 최초로 송광사에서 발견돼 ‘송광납판화’라 불린다. 꽃이 꼭 밀랍과 같은 질감이라 '송광사+납판화'를 붙여 송광납판화라 한다.

키는 1~3m쯤 자라고 줄기엔 피목(나무껍질에 있는 작은 구멍)이 많다. 잎은 어긋나며 끝은 뾰족하고 밑은 움푹 패어있다. 잎 가장자리엔 뾰족한 톱니들이 있다. 중앙맥(中央肋)에서 2차 맥이 나란히 나오고 잎 밑쪽에 생기는 3, 4차 맥은 2, 3차 맥에서 각각 나란히 나온다.

꽃은 잎이 나오기 전인 4월께 가지 끝에 총상(總狀) 꽃차례를 이루며 연한 황록색으로 핀다. 각각의 꽃 바로 밑에 포(苞)가 달린다. 꽃차례 아래쪽에 있는 포는 꽃보다 길고 위쪽에 있는 포는 짧다. 꽃받침 잎과 꽃잎, 수술은 모두 5개며 암술대는 2개다. 열매는 9월에 맺힌다.

지리산지역에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을에 잎이 노랗게 물든다. 자라는 속도가 느리지만 이른 봄에 피는 꽃과 가을에 물드는 노란색의 잎을 보기 위해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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