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일부 학생은 울먹이며 친구 이야기를 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하 고대 안산병원) 측은 17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구조된 단원고 학생 중 입원치료 중인 63명에 대해 "모두 사고 스트레스로 당황하고 멍한 상태"라고 밝혔다.
고대 안산병원에 따르면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병원을 찾은 구조자는 교사 1명을 포함해 66명(남 29명, 여 37명)이다. 이들 중 학생 3명은 간단한 치료 후에 귀가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구조된 학생들 중 일부는 수면제를 처방받기도 했다. 한창수 고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중대한 사고를 겪고 나면 첫 날 밤을 잘 자는 게 중요"하다면서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로 멍한 상태를 보인데다가 병원에 늦게 도착해 필요한 경우 수면제를 처방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외상은 경미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많아 관찰이 필요하다"며 "아침식사 때 일부 학생은 울먹이며 친구들 이야기를 하는 등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퇴원 후 치료기간 역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안정을 찾았다가도 6개월~1년 후에야 외상후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초기에 집중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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