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안전대책 발동할 수 있는 인원 고려해야…교육단체, 근본대책 촉구
지난해 7월 발생한 안면도 해병대캠프 사고, 지난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등 학생들의 단체 체험학습 관련 사고가 잇따랐는데도 안전점검, 사고예방, 사고수습 과정의 허점이 여기저기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교육부는 지난 2월 ‘수학여행·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을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는데 교통안전 항목에 항공이나 선박에 관한 언급이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안전이 담보되기 전까지 '선박' 이동에 한해서는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며 "단체버스 등 학교 측의 통제가 담보되는 차량이 아닌, 선박이나 항공처럼 해당 학생들뿐 아니라 외부 이용객을 포함하는 교통수단의 경우 특별히 점검·보완해야 할 사항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시도교육청은 현재 위험 요소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경우에만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보류하라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서울 시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현재 계획 중인 수학여행이나 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의 안전상황을 재점검하고 안전에 우려가 있으면 즉각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수상 활동 시 구명동의 착용, 수영 금지구역, 조류 속도, 파도 높이, 물 때 등 위험요소를 철저히 확인하고 해양 레저활동 주관 업체가 해양경찰청이나 시·군·구에 등록된 곳인지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경기도교육청은 16일 선박으로 이동하는 수학여행을 계획 중인 학교에 이를 보류하라는 긴급알림 공문을 보낸 상태다.
교육단체들은 대규모 체험활동의 위험성을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자유학기제 실시, 체험활동 확대 등으로 학교 밖 야외 교육활동이 점차 늘어가는 상황을 감안할 때 위험 요소도 따라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야외체험활동 확대가 과연 적정한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최악의 경우 안전대책이 발동할 수 있는 인원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규모 인원의 수학여행은 아무리 예방과 대책이 갖춰져도 사고가 나면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중장기적으로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소규모 수학여행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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