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의 이명주(24)는 기복을 모른다. 프로선수가 된 첫해(2012년)에 신인상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첫 해 잘한 선수가 이듬해에는 못한다'는 통설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올해 국내 정상급 미드필더로 발돋움한 그가 첫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도전한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45)은 14일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23명 가운데 두 자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다. 골키퍼 세 명을 뺀 스무 명 가운데 10%다.
이명주의 활약은 돋보인다.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여덟 경기에서 3골 6도움을 올렸다. 도움 1위(경기당 0.75개), 득점은 7위(경기당 0.38개)로 공격 포인트 부문 선두(9개)다. 지난달 15일 부산과의 원정경기부터는 일곱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며 2012년에 기록한 5골 6도움, 지난해 기록한 7골 4도움에 못잖은 성적을 냈다. 포항도 개막 2연패 뒤 5승1무를 거둬 리그 선두로 나섰다. 이명주의 활약은 포항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목표로 순항하는 원동력이다.
선수의 역할에 제한을 두지 않는 황선홍 포항 감독(46)의 경기운영방식이 이명주의 기량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이명주는 국내와 터키에서 진행된 겨울훈련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2선 공격수와 최전방 공격수 등 다양한 역할을 경험했다. 외국인 공격수 없이 청소년 팀 출신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면서 이명주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졌다. 황 감독은 "우리 팀의 공격은 이명주로부터 시작된다. 어느 자리에서도 기복 없이 맡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명주가 현재 리그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월드컵에 갈 수 있다"고 응원했다. 이명주는 "대표팀 경험을 통해 프로에서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며 "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모두 보여주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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