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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최문기 "영업정지 효과 적다…요금 할인 유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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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핵심은 민간 주도, 지역 혁신, 세계 진출
"이건 아니자나요" 박 대통령 일침에 진땀 기억도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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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아시아경제 이정일 산업2부장]박근혜정부의 핵심 철학인 '창조경제'를 실행하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출항한지 1년을 맞았다. 그동안 최문기 장관은 창조경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숱하게 들었다. 그때마다 설명과 이해를 구하려 노력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그 한 마디를 생각하면 지금도 낯이 뜨겁다.

"창조 경제는 이게 아니지 않습니까?" 올초 박 대통령에게 창조경제 실행계획을 보고하던 자리에서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거창하게 준비해간 보고 내용을 듣던 박 대통령이 말을 잘랐다. 그리곤 "창조경제는 정부가 주도하는게 아니지 않느냐"고 일침을 놨다. 정부가 뒤에서 지원을 하고 민간이 앞서 주도하는 것이 창조경제라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직원들이 몇날 며칠 밤새워 작성한 보고서는 물거품이 되었지만, 창조경제 전략과 방향이 보다 명확하게 세워진 계기가 되었다.
최근 과천청사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최 장관은 창조경제의 본질을 민간 주도, 서울 중심이 아닌 지역 혁신, 세계 시장 진출로 정리했다. 최 장관은 "이런 원칙에 따라 민관창조경제추진단, 지역창조경제위원회, 창조경제 혁신센터 등을 만들었다"며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창조경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는데 일자리는 줄고 있다는 게 최 장관의 진단이다. 추격형 모델로 성장해왔기 때문이. 추격형 모델에서는 경제 성장은 지속되는데 효율을 높이다보니 일자리는 줄 수밖에 없다. 추격형 모델에서 벗어나 선도형 모델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창조경제가 있다. 최 장관은 "국민들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시작한 게 창조경제타운"이라며 지금까지 6500여개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금융 시스템도 손을 보고 있다. 최 장관은 "그동안 창업하기 위해서는 은행융자가 자금줄이었다"며 "잘되면 괜찮은데 잘못 되면 기업뿐만 아니라 자신, 가족, 지인들까지 연대 책임을 지면서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이를 투자 개념으로 바꿨다. 융자가 아니라 투자 개념으로 바꾸면 실패하더라도 시쳇말로 '쫄딱 망하지는' 않는다.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도 꾀한다. 최 장관은 "M&A를 하는데 세금이 많이 들어가면 누가 M&A를 하겠느냐. 잘못된 부분은 정부가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 3시장인 코넥스를 만들어 자금을 융통하는 방안도 촉진하고 있다. 여기에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더했다. 창업하면 전문가들이 3~6개월 짧은 기간 자금 운영, 마케팅, 판로개척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준다. 현재 서울에 29개, 지방에 3개가 운영 중이다. 앞으로 지방에 24개를 더 만들 계획이다.

특히 최 장관은 창조비타민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개발한 '택시안심귀가 서비스'에 애착을 드러냈다. 밤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배려한 것이다. 택시 조수석 뒤에 있는 칩에 스마트폰을 대면, 자동으로 택시번호판과 자신의 위치 등을 제3자에게 문자 서비스로 전송해준다. 최 장관은 "새로운 시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좋은 성과물"이라며 "택시 안심 귀가서비스가 서울 시내에만 3만대나 깔려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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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 대신 요금 인하=이동통신사 불법 보조금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영업정지가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 장관은 "영업정지를 내리면 유통업체, 제조업체, 소비자들이 손해를 본다"며 "과징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이용자의 요금을 깎아주는 등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가 피해를 보는 방법보다는 다수가 이득을 취하는 방법으로 전환할 뜻임을 내비친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미래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연구반을 가동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놓인 이동통신 시장의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사물 인터넷이다. 최 장관은 "사물인터넷이 확대되면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앞장설 테니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자고 이통사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천송이 코트'로 논란에 휩싸인 공인인증은 "온라인 인감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 사용처를 계좌이체 등 특수한 상황에 한정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는 공인인증을 없애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하면 불편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논란인 '액티브X'에 대해서는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밝혔다. 최 장관은 "브라우저와 플러그인을 통합하면 액티브X는 필요 없어진다"며 "어떤 브라우저든라도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는 융합시대=최 장관은 다가올 미래 사회는 융합시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학기술과 IT가 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조선에 IT를 융합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20만톤짜리 유조선은 통신을 위해 10만km의 구리선이 필요한데 이를 무선으로 바꿨더니 구축비용은 물론 통신비용이 엄청나게 줄었다"며 "이 기술로 유럽에서 한해에 90척을 수주받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는 관련부처, 산ㆍ학ㆍ연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개인정보보호 기술TF'를 만들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스크포스를 통해 근본적 기술대책을 마련해 상반기에 시행할 것이고 이를 통해 안전한 인터넷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17일 최 장관은 취임 1년을 맞는다. 그동안 선순환 창업 생태계를 만든 것이 작은 성과라고 그는 자평했다. '창업→성장→회수→재도전'으로 이어지는 정책들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시장상황이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최 장관은 "출범초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정책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민간 중심의 미래성장동력 육성,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 기업가정신 교육 확대 등을 통해 창조경제를 민간과 지역은 물론 사회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리=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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