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재벌 그룹들 사이에서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과 매출, 자산 등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대기업집단이 경기 침체의 충격을 더 강하게 받았다는 설명이다.
5~10위 중위 그룹(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의 자산 비중은 25.2%로 2011년과 비교해 1.7%포인트 줄었고, 11~30위 하위 그룹의 자산 비중은 22.7%로 3년 사이 3.5%포인트 감소했다.
순이익의 격차 변동은 더 심했다. 30대 민간 기업집단 가운데 상위그룹의 순이익 비중은 2011년 58.3%에서 올해 90.1%로 3년새 31.8%포인트 뛰어올랐다. 중위그룹과 하위그룹은 7.3%, 2.6%로 3년 사이 각각 16.9%포인트, 14.9포인트 감소했다.
상위 그룹은 경기 변화에 따라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응한 것과 달리 중·하위 그룹들은 경기 침체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2010년 경기가 반짝 회복했을 때는 자산 규모별 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경기 침체가 심화될수록 격차가 커졌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은 건설, 해운, 조선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들이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63곳을 지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한국석유공사와 코닝정밀소재, 서울메트로, 삼천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개 기업집단이 새로 지정됐고, 동양과 한국투자금융, STX, 웅진 등 4개 기업집단이 제외됐다. 대기업집단의 계열사수는 모두 1677개로 지난해(1768개)와 비교해 91개 감소했다. 신 과장은 "계열사가 많은 STX와 웅진 등이 빠져나갔고,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사업재편을 통해 계열사를 줄인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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