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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女 살해' 공익요원, 2시간 대치 끝 검거

최종수정 2014.03.23 14:44 기사입력 2014.03.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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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요구 반항하자 벽돌로 내리쳐 살인…현역병 부적격 판정 받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 소동을 벌인 공익근무요원이 대치 2시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귀가하던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벽돌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공익요원 이모(21)씨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전날 오후 11시10분께 서초구 반포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김모(25·여)씨에게서 금품을 빼앗으려다 반항하자, 흉기로 김씨의 얼굴을 찌르고 벽돌로 내려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2시간 가까이 대치하다 이날 오전 1시15분께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사건 당일 길거리를 배회하던 중 귀가 중인 김씨를 발견하고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뒤를 쫓아갔다. 이씨는 빌라 앞에 도착한 김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함께 집에 들어가려 했지만 "집에 친구들이 있다"며 소리를 지르자 김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여자가 흉기에 찔렸으며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자해를 하는 것 같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씨는 주차장 안쪽에서 자신의 목에 흉기를 대고 "외롭게 살았고 사람들이 나를 괴롭힌다. 접근하면 자살하겠다"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담배와 커피 등을 건네며 설득 작업을 벌였고 이씨는 결국 2시간여 뒤 스스로 흉기를 버리고 붙잡혔다.

이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김씨를 뒤쫓기 직전 인근의 한 PC방에서 6만∼7만원이 들어 있던 다른 손님의 지갑을 훔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부터 경기도 김포의 한 주민센터 소속 복지관에서 행정 작업을 보조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해왔다.

2012년 12월 현역병으로 입대한 이씨는 군 생활 중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고 김포시청에서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청에서도 적응을 하지 못해 지난해 김포의 한 주민센터로 발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 20일 정오 공익근무를 하던 복지관을 무단으로 이탈했고 당일 오후 어머니와 말싸움을 한 뒤 집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PC방에서 나와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그냥 김씨가 보여서 쫓아갔다. 흉기는 누군가를 위협해 금품을 빼앗으려고 준비한 것이지 처음부터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가 범행을 위해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마스크와 흉기 2점을 압수했다. 흉기 1점은 서울의 한 마트에서 샀으며 나머지 1점은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가 숨진 김씨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점 등을 토대로 금품을 빼앗으려다가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극도로 불안한 상태이며 정신질환 등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은 부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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