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금융권이 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 수나 지점 수가 지나치게 많은 '오버뱅킹(Over-Banking)' 현상에 이어 점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의 수가 과도하게 많은 '오버브랜치(Over-Branch)'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은행들은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쟁심리가 작용해 지점 수는 줄여도 곳곳에 눈에 띄는 ATM은 줄이지 못 하는 등 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ATM은 대수를 늘릴수록 손해다. ATM 1대당 평균 손실은 166만원 정도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기기비용 225만원, 관리용역 202만원, 임차료 163만원, 유지보수비 186만원 등으로 총 관리비용은 775만원이었지만 수입은 609만원에 불과했다. 수수료 수익만으로 ATM을 운영하기에 적자의 폭은 계속 확대 될 수밖에 없다.
경제규모에 비해서도 국내 은행의 ATM 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미 201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OECD 국가의 경제규모와 인구 대비 지점 및 ATM 비중'에 따르면 성인 인구 10만명당 ATM 수가 270대로 OECD 33개 국 중 가장 많은 수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경비를 줄이기 위해 ATM을 줄이면서 운영하는 것이 은행 입장에서는 편하지만 금융 이용자 관점에서 보면 점포도 줄어드는데다 ATM을 이용하기 위해 장거리 이동하게 되면 불편함을 토로하게 되고 결국 이용하기 편한 은행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수익성 때문에 점포를 줄여도 은행은 ATM 수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모바일, 인터넷 뱅킹이 늘어나면서 ATM이 수수료만으로 운영돼 수익을 얻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은행 수익성과 점포 인력, ATM 수가 적당한 선에서 조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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