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원 여풍…'6% 미풍'에 그쳐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지난해 말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기점으로 김덕자 하나은행 전무, 천경미 하나은행 전무,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보 등 여성 임원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은행권 '여풍'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일부 입지전적인 스토리를 가진 여성들만이 고위직을 차지하는 건 여성 친화적인 직장인 은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직원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은행권에서 여성 임원 비중은 아직 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국내 6개 은행 본부장급 이상 임원 수는 지난달 말(우리 1월·국민 작년 말)을 기준으로 총 303명으로 그 중 여성의 수는 18명에 그쳤다. 비율로 따지면 5.94%에 불과하다.
이들 6개 은행의 총 임직원 수 8만1150명 중 여성은 48.8%인 3만9777명을 기록했다. 일반 영업점에서 여성 직원들이 70~80%를 가까이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외환은행은 여성 직원의 비중이 50%를 상회했다.
임원 중에서도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을수록 여성의 수가 많았다. 본부장급이 11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전무 4명, 부행장보 1명, 상무 1명, 그리고 행장은 권 행장 1명이다.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의 경우 부행장 18명 중 3명이 여성으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해 대조를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은 영업점 수가 많아 자연히 낮은 직급의 여성 수 또한 많아지는 데다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업무에서 남여 차별이 덜한 것이 큰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은 "여성에게는 개인 업무처럼 한정된 업무나 보직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여신부문에서도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1년 전에 비하면 여성임원 비중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이들 은행의 여성임원 수는 14명으로 전체 임원(316명)의 4.43%를 차지했다. 1년 동안 여성임원 비중이 약 1.5%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은행업계에서는 여성 임원이 소폭이나마 늘어난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성들을 다양한 직무에 배치하는 동시에 프라이빗뱅킹 업무처럼 여성이 강점을 보이는 곳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여성 직원들의 직무개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여성 임원은 "이제는 은행 측에서도 여성이 함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어 교육·연수 기회를 늘리고 있다"며 "타 직종에 비해 육아지원 구조가 양호한 만큼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개개인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