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스턴大 영문학자, '느리게 읽기' 독서법 14가지 규칙 소개

[Book]천천히, 곱씹으며 읽기의 즐거움…'느리게 읽기'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최근에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책 읽기'에 호의적이지 않다. 손 안에 든 휴대폰은 시시때때로 집중력을 흩어놓고, 인터넷 뉴스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게시물들은 우리를 가벼운 읽을거리에 길들여지게 한다. 신간 '느리게 읽기'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양질의 독서가 훨씬 더 어려워진 현실을 인정하되, 오히려 이런 환경에서 독자들에게 '느리게 읽기'를 권유한다.


저자는 미국 휴스턴 대학 영문학과 교수 데이비드 미킥스이다. 그는 "온 마음을 쏟아 읽고 거기서 즐거움과 정신적 풍요를 얻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좋은 책뿐"이라고 강조한다. 신문 기사, 트위터, 블로그 등은 제대로 된 읽기를 가르쳐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 권의 책을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그리고 더 천천히 읽었을 경우,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

최근 인문학 열풍과 함께 '독서법'을 소개하는 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지고 있는데, '느리게 읽기'는 이 중에서도 책을 대하는 기본자세에 초점을 맞춘다. 목적이 있는 책읽기가 아니라 독서를 진지한 취미로 생각하는 독자라면 체득해볼 만한 규칙들을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을 예시로 들어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의 조언을 듣다 보면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시도하지 못한 책이나, 읽다가 포기한 책들을 다시 꺼내 읽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그가 소개한 '느리게 읽기'를 위한 14가지 규칙은 다음과 같다. ▲인내심을 가져라 ▲핵심적인 질문을 던져라 ▲목소리를 파악하라 ▲문체를 감지하라 ▲처음과 끝에 주목하라 ▲이정표를 찾아라 ▲사전을 적극 활용하라 ▲핵심 단어를 추적하라 ▲작가의 기본 사상을 발견하라 ▲의심의 기술을 길러라 ▲작품을 분해하라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라 ▲다른 길을 탐험하라 ▲또 다른 책을 찾아라.

예를 들어 4번째 규칙 '문제를 감지하라'의 경우, 18세기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읽을 때는 차분해 보이는 글 속에 담겨 있는 작가의 풍자적이고 신랄한 논평을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에드워드 기번이 로마의 초기 기독교도들과 이교 철학자들 사이의 관계를 완벽하게 균형잡히게 설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는 교묘하고도 간접적인 방법으로 이교도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


또 한 작품의 이정표를 찾는 것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정표는 핵심 단어, 핵심 이미지, 핵심 문장이나 구절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는 피, 아기, 칼 같은 몇몇 불길한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나방의 죽음'은 제목에 중심 이미지가 드러나 있고,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 역시 제목에서 연상되는 심상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작가는 이처럼 성서, 호메로스의 서사시, 그리스 비극,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헨리 제임스 등에서부터 사뮤엘 베케트, 앨리스 먼로, 필립 로스 등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아우르는 방대한 작품들을 자신의 '느리게 읽기'의 기본규칙을 이용해 분석해준다. 이렇게 작가의 분석을 거친 작품들은 우리가 이미 여러 차례 들어 알고 있었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읽었던 작품들도 14가지 규칙을 적용해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AD

"위대한 작가들이 창조해 낸 우주는 통렬한 변주, 아름다움과 암흑, 찬탄할 만한 진기함을 추구하며, 글의 무한한 에너지를 통해 가장 귀한 선물인 놀라움을 우리에게 안겨 준다. 그리고 그 우주는 매 순간 우리 앞에 열려 있다. 책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느리게 읽기 / 데이비드 미킥스 / 이영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1만8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