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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의 사나이'…권오식 현대건설 해외본부장의 수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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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식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장

권오식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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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현대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3조9383억원. 이중 해외부문에서 거둔 실적은 8조9800억원으로 총 매출의 64.4%에 달한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현대건설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막대한 매출을 발생시키는 원동력은 수주에 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하면 현대건설의 몸집을 유지해 나갈 수 없다. 그만큼 중요한 해외 수주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중압감은 또 얼마나 클까. 권오식 현대건설 해외영업본부장을 찾은 이유다.

그런데 세계지도와 회의자료 등이 빽빽한 사무실에서 만난 권 본부장은 의외로 "낙관적"이라고 표현했다. 밝은 웃음을 띤 그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해외 누적수주 1000억달러라는 대기록을 세운 현대건설만의 자부심을 보여주는 듯 했다.
낙관한 이유는 분명해 보였다. 권 본부장을 찾은 날은 그야말로 '연타석 홈런'을 친 다음날이었다. 지난 19일 현대건설은 이라크에서 22억6500만달러 짜리 카르발라 정유공사를, 칠레에서는 6억4800만달러 규모의 교량공사를 따냈다. 올 들어 해외에서만 29억달러를 확보한 것이다.

이미 수주계약 대기 중인 프로젝트가 여럿 있다는 것도 권 본부장의 자신감의 배경으로 보였다. "올해 수주목표가 113억8000만달러인데 1분기 안에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이 60억달러는 될 것 같습니다." 올해 농사가 절반 이상을 1분기에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영업기반이 탄탄하다는 얘기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실적을 쌓아올릴 준비를 해놓고도 있었다. 권 본부장은 "올해는 러시아 등 CIS 국가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칠레를 비롯한 남미에서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권 본부장은 더욱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전세계 건설시장 규모가 약 10조달러에 달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주요 기반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한 중동과 아시아에 머물고 있어요. 나머지 90% 시장을 향해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국내 건설사간의 협력이다. 그동안 제살깎기식 수주경쟁으로 인해 국가의 브랜드가 망가지고 건설사들이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어 전략적 협력관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권 본부장은 특별히 협력을 강조했다.

"가능하면 해외시장에서는 한국업체들끼리 싸우는 것보다는 협력을 하는 것이 출혈경쟁을 막는 좋은 방법입니다. 예전과는 다르게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는 이유는 우리 기술력이 향상됐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입찰 후에 뚜껑을 열어보면 1~3위가 다 한국업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선진업체들을 빼고 한국 업체들끼리 뭉쳐도 발주처의 요구조건에 부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의미도 되죠."

권 본부장은 한국업체들간 전략적으로 '합종연횡'을 하면 경쟁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손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문화가 같은 국내업체들이 협력하면 공사 수행과정에서도 협조가 잘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1982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뼛속까지 현대인"이라고 소개한 권 본부장은 "희망"을 거듭 얘기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쿠웨이트 지사장으로 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5개의 현장을 지키기 위해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현장소장 몇 명과 마지막까지 남아 방독면을 쓰고 잠자리에 들기도 했죠. 이제는 위험이 크게 줄어든만큼 열심히 사업을 따내는 역할을 해야죠. 그래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죠. 전세계가 우리의 무대이니 더욱 희망적이지 않습니까."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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