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건립·유치 '없던 일로'…성적 좋은 자치구도 무리한 개발 약속 못 지켜
민선 5기 지방자치 4년의 임기가 거의 끝나간다. 서울 지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당선 당시 주민과 했던 약속은 얼마나 지켰으며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작업들은 얼마나 성과를 냈을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서울 지역 기초 지자체의 공약 이행 상황을 평가한 자료, 자치구별 복지 관련 예산 지출 내역 등의 분석을 통해 서울 자치구들의 지난 4년간의 성과를 2회에 걸쳐 짚어본다.
임기 종료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있는 민선 5기 서울 지역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이 결국 폐기하거나 보류한 공약 대부분은 '조성ㆍ건립ㆍ유치' 등 무리해서 내세운 약속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서울 지역 기초단체장의 공약이행률은 전국 다른 기초단체창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무리한 공약은 너도나도 보류ㆍ폐기했다. 이는 지난해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공약이행 평가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된 자치구나 그렇지 않은 자치구 모두 공통된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면 임기가 다 끝나가는 현재 상황은 어떠할까? 공약이행 성적이 좋은 자치구나 그렇지 않은 자치구 모두 여건상 불가능한 건립ㆍ조성ㆍ유치 공약은 폐기ㆍ보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매니페스토로부터 공약완료 부분에서 우수지차체로 선정된 종로구의 '2013년 4/4분기 공약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동부지역(숭인, 창신권역) 명문 중ㆍ고교 유치'와 '북촌 한옥마을 기반시설 조성' 등 공약은 폐기, '청년창업 보육센터 설치 및 지속적 예산 지원'은 보류, '청소년 수련원 건립'은 '일부추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문 중고교 공약 폐기에 대해 구청 측은 "창신ㆍ숭인지역재개발촉진지구지정의 해제로 학생수 증가요인이 미흡하고 이 지역에 중학교를 유치할 경우 인근 중학교의 학생 수가 크게 감소돼 학교 존폐위기가 있어 부득이 공약을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청년 창업보육센터 설치' 공약은 창신ㆍ숭인 재정비 촉진지구 내 아파트형 공장의 건립이 완료되면 무상 임차할 계획이었으나 이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시설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보류 조치됐다. 또 청소년 수련원 건립 또한 부지와 사업비 문제 때문에 현재까지 협의 중에 있다.
공약완료 A등급으로 역시 우수지자체로 선정된 서대문구의 경우도 전체 공약 중 두개의 공약을 '보류'조치했는데 이 두개는 '다목적 체육관 건립'과 '홍제천 수변공원(문화광장) 조성'이었다. 체육관은 '구유재산 관리계획 반영 관련 구의회의 부결'이 그 사유였고 공원은 사업지 내에 있는 시설물을 이전할 수 있는 부지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한편 서울 지역 28개의 자치구의 공약추진과정에 대한 주민과의 소통은 타지역에 비해 원활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공약이행정보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지 않거나 목표달성율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공개돼 있는 지자체가 전국에 21곳이었는데 서울 지역은 어느 자치구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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