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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리조트 참사]눈 쌓인 건물마다 비상…추가피해 방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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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이민찬 기자]17일 발생한 경북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붕괴사고 원인으로 폭설과 함께 구조상의 결함 등이 동시에 지목되고 있다. 특히 강설량이 적은 지역에서 수일 째 유례없는 폭설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긴장을 배가시키는 대목이다. 이에 눈 쌓인 건물마다 비상이 걸렸다. 곳곳에서 비닐하우스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고 건물 지붕도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서다. 폭설 피해액이 수백억원을 넘어섰지만 19일까지 최고 30㎝ 눈이 더 내릴 예정이어서 안전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폭설에 대규모 피해 잇따라=
폭설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엿새 동안 1m가 넘는 폭설이 내렸고 이번 주 들어서도 이틀 동안 강릉을 기준으로 71㎝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18일 오전 7시30분 기준 폭설 피해액은 8개 시·군에서 모두 113억여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373동이 무너졌고 축사시설 149동, 학교시설·주택 10곳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됐다.

17일 발생한 마우나 오션 리조트 붕괴사고 원인도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건물구조 탓으로 추정된다. 조립식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체육관 지붕에는 50~60㎝ 이상의 눈이 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1㎝의 눈이 쌓일 경우 1㎡당 1.5㎏의 하중이 실린다. 하지만 눈은 습기를 머금은 '습설'로 일반적인 눈보다 2~3배 가량 무겁다. 이번에 무너진 강당의 경우 1㎡당 90~135㎏의 하중이 실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당 전체 면적이 1200㎡인 점을 감안할 때 대략 108~162t의 하중이 가해졌던 셈이다. 이번 사고로 대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건축구조 부실은 없었나= 마우나 오션 리조트 강당 건물은 체육관 용도로 사용 승인을 받은 단층(1층) 1205㎡의 철골구조로 돼 있다. 외벽과 지붕을 철골구조로 만든 뒤 주변을 샌드위치패널로 덮어씌우는 일명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으로 지어졌다.

이 공법은 창고나 비행기 격납고 등에 주로 사용되는데 공연 등 다중이용시설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중이용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공법에 대한 규제는 따로 없다"면서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계 부처와 함께 대책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건물외벽과 지붕 소재로 쓰인 THK75 글라스울패널은 수분 흡수력이 높아 이번 사고에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건축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관계자는 "습설과 건축구조 등 다양한 원인이 겹쳐서 발생한 사고"라면서 "다중이용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과 공법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거운 습설에 건물마다 비상= 장기간의 폭설로 인해 구조물 위에 눈이 계속 쌓여있으면 구조물에서는 '피로하중'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피로하중이란 일정한 무게가 지속적으로 내리 누름으로써 단시간에 같은 무게를 준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도 파괴가 일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일반 눈보다 최고 3배나 무거운 습설이 피로하중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가로 1m, 세로 1m, 높이 1m로 눈이 쌓였을 때 건설은 100㎏ 정도지만, 습설은 300㎏까지 나가기도 한다.

또 가로 10m, 세로 20m의 소형 비닐하우스에 습설 50㎝가 쌓이면 눈 무게만 30t, 소형차 30대가 비닐하우스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 것과 같은 하중이다. 이렇게 비닐하우스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눈이 쌓이면 양 측면이 크게 휘면서 내려앉게 된다. 매년 폭설로 비닐하우스나 건물 지붕이 폭삭 주저앉는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다. 2004~2011년 폭설로 인한 연평균 피해액만 462억원에 달한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폭설을 경량·노후 건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종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폭설이 쏟아지면 오래되거나 약한 주택(건물)에 머물지 말고 이웃·친지 집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비닐하우스의 경우 쌓인 눈을 수시로 치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2~6m 간격으로 보조 버팀기둥을 설치하거나 비닐을 찢어 재배시설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빈 하우스의 비닐은 걷어내는 것이 좋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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