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는 17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370여쪽에 달하는 북한인권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클 커비 위원장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이 참석했다. 조사위는 이날 발표내용을 다음달 17일 유엔 인권위 제25차 정례회의에서 정식으로 보고할 예정이며, 유엔인권위는 내달말 북한 인권조사위 보고서를 토대로 후속 조치 등을 담은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지난 1년간 북한 탈북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반 인도 범죄의 사례로 ▲정치범수용소 및 일반수용소 수감자 ▲종교인·반체제 인사 ▲탈북 기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 및 ▲외국인 납치 ▲주민 식량권 침해 ▲사상·표현·종교 자유의 침해 ▲차별 ▲거주 이전의 자유 침해 ▲식량권 침해 ▲자의적 구금·고문·사형 등을 꼽았다.
위원회는 수집한 자료와 증거 및 보고서를 토대로 후속조치를 담당할 조직을 유엔인권최고대표(OHCHR)에 설치하는 등 유엔 내 북한 인권 담당 조직 강화를 제안했다.
조사위의 이번 권고는 "북한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므로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을 '인도에 반한 범죄'로부터 보호할 책임이 있다"는 R2P(Responsibility to Protect·국민보호책임) 개념에 근거해 이뤄졌다. R2P는 특정국가가 반인도 범죄, 집단살해, 인종청소등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유엔이 나서야 한다는 원칙으로, 지난 2005년 유엔 정상회의 결의돼 2006년 안전보장이사회 재확인을 거쳐 국제규범으로 확립됐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 당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 고문, 임의적 구금 등 9개 분야로 세분하고 탈북자들의 진술과 한국, 일본, 영국, 미국 등에서의 청문회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이제까지 나온 것 중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 보고서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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