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공룡이다. 아니 공룡이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진 공룡처럼 개인용 컴퓨터(PC) 시대의 황제였던 MS는 스마트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위기를 맞고 있다.


MS가 변화를 택한 것은 이 때문이다. MS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6개월 동안 CEO 선정 작업을 이끈 인물이 2012년 MS 이사회에 합류한 존 톰슨(64·사진)이다. 톰슨 자신은 이번에 MS 이사회 의장직을 받아들였다. MS가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포스트 빌 게이츠 시대'를 연 것이다.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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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00년 CEO직을 내려놓았지만 회장직은 유지했다. 따라서 스티브 발머 전 CEO 시대에 MS 이사회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러나 게이츠가 회장직마저 내려 놓은만큼 MS 3대 CEO에 오른 사티야 나델라는 스티브 발머보다 훨씬 많은 재량권을 갖게 됐다. 톰슨도 나델라를 적극 후원할 것으로 보인다.

톰슨은 이사회 역할에 대해 회사의 전략을 수립하는 게 아니라 감시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톰슨-나델라 체제'에서 CEO의 역할이 더 커지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MS 2대 회장인 톰슨은 컴퓨터 보안업체 시만텍에서 10년 동안 CEO로 일하다 2009년 물러났다. 그리고 1년만에 신생 업체 버추얼 인스트루먼츠의 CEO로 복귀했다. 이어 이달 초순 MS의 2대 회장직을 받아들인 것이다.


톰슨이 시만텍에 합류했을 때 상황은 지금의 MS와 비슷하다. 당시 시만텍은 보안 분야 말고도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베이스 등 여러 사업에 손대고 있었다. 톰슨은 시만텍의 분산된 역량을 한 곳에 좀더 집중시켰다. 보안 사업을 다시 강화하고 무리하게 확장한 사업은 축소하거나 매각했다.


톰슨이 시만텍 CEO로 재임할 당시 사업 개발 부문 대표로 일한 현 벤처캐피털업체 업데이터 파트너스의 무한 책임 파트너 제임스 소카스는 "당시 톰슨이 몇몇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톰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전략적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아울러 "그가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데 능해 기술과 관련된 복잡한 메시지도 그가 말해주면 이해하기 쉬웠다"고 들려줬다.


톰슨은 시만텍 CEO로 재직한 10년 사이 시만텍의 연간 매출을 6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지금 MS에 필요한 것도 역량의 결집이다. MS의 대표 상품 윈도는 스마트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MS가 그 동안 벌린 게임기, 태블릿 PC, 검색 사업도 치열한 경쟁 속에 확실한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72억달러(약 7465억원)에 인수한 노키아도 MS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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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만텍에 합류하기 전 톰슨은 IBM맨이었다. 그는 IBM에서 28년 간 근무하며 IBM에서 총괄 매니저까지 승진했다. 흥미로운 것은 톰슨이 IBM에서 잘 나가던 시절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완패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그때 IBM을 무너뜨린 게 MS다.


톰슨은 교사인 어머니와 우체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플로리다 A&M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기 전 미주리 대학 음대에서 클라리넷도 전공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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