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MS를 더 이상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이라고 일컫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서는 손대는 사업마다 후발주자로 처지고 있다.
◆클라우드와 모바일에서 승부= MS는 최근 컴퓨터 SW업체란 이미지를 벗어나 클라우드 및 모바일 기반 SW업체로 거듭나는 데 역량을 쏟았다. 그러나 이 분야의 선두는 구글이나 애플에 빼앗긴 지 오래다.
이번에 발탁된 나델라 CEO는 인도 출신 엔지니어로, 그동안 검색 엔진 '빙'을 맡기도 했고, 직전엔 클라우드와 기업SW 부문을 총괄했다. MS 내부에서 클라우드와 모바일 분야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다.
◆하나의 MS 만들기= MS는 그동안 기업 내 조직 마찰과 의사 결정이 가장 느린 대표적 IT기업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3~4개로 나눠진 사업부문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면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 된 채 상호 불신을 보이며 시너지는커녕 역효과만 냈다는 평가다.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조직 내 마찰로 협력이 이뤄지지 않아 PC용 윈도8과 스마트폰용 윈도 OS를 분리시키는 명백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MS도 지난해 7월 '(one) 마이크로스프트'를 선언하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다.
이번 인사에서 빌 게이츠의 후임으로 이사회 의장에 오른 존 톰슨이 나델라 CEO와 핵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임무가 조직 내 협력 분위기 주도라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MS의 혁신정신 부활= 신임 CEO 선임 이상으로 눈길이 가는 대목은 빌 게이츠 창업자의 역할 확대다. 그는 이번에 이사회 의장직 대신 '창업자 겸 기술고문'이란 직함을 새로 얻었다. MS는 “게이츠가 회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이며 나델라를 도와 기술과 제품개발의 방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가 앞으로 사업의 큰 구상을 그리고, 최근 MS에서 실종된 혁신성을 부활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PC세대가 된 게이츠 고문과 나델라 CEO 조합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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