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회장은 7일 글로벌 애널리스트 및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 " 현대엘리베이 터는 엘리베이터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하려면 파생상품을 처리해야 하고 현대상선의 손실액을 막을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쉰들러는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인수 의지는 있으나 현대그룹에서 현대엘리베이터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놨다.
다만 그는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모두 처분한다면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확산된다"며 "현재 한국 법원을 통해 소송 중인 쉰들러의 입장과 맞지 않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외의 시나리오는 현대그룹이 다시 현대엘리베이터를 매각할 의지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적대적 M&A는 하지 않겠다"는 쉰들러의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언젠가 엘리베이터 사업이 매각이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면 채권은행에서 아마 요청을 해 올 것"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를 매각해서 부채를 상환하라는 요청이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예상했다.
현대그룹 측은 이같은 쉰들러 측의 의견에 대해 참고자료를 통해 "현대그룹이 경영 고비를 맞을 때마다 쉰들러는 '현대건설 인수를 도울 테니 승강기 사업을 달라'며 라자드 제안서를 제안했다"며 "내용은 향후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2004년 KCC와의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 2006년 현대중공업과의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 2010년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등의 상황에서 쉰들러측의 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명기했다.
이어 "경영권에 관심이 없는 투자자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할 이유는 없다"며 "반대로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쉰들러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신주인수권도 처분할 뜻을 명확히 했다.
쉰들러 측은 "대신증권(매각주간사)을 통해 신주인수권을 매각할 계획"이라며 "제 3자에게 맡겨 관리하거나 하는 등의 지분 관리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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