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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소상공인 비리에 남탓하는 중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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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전국 300만 소상공인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비리가 터졌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었다. 주무부처인 중소기업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상공인을 위해 건립된 물류센터의 운영권을 대기업에 넘기고 뒷돈을 챙긴 혐의로 김경배 전 한국슈퍼마켓연합회 회장 등 소상공인 관계자들이 검거된 것은 지난 3일. 이들은 조합수와 잔고 등 서류를 조작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수령하고 부산ㆍ의정부 물류센터를 지은 뒤, 전직 대기업 임직원 출신의 브로커와 공모해 운영권을 대기업에 넘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또 나들가게 간판을 교체한 것처럼 속여 시공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소상공인 교육 시간을 조작해 국고보조금까지 허위로 타냈다.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출범시키고 1조원의 예산을 배정, 본격적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는 소상공인들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자칫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될 수 있다.

주무부처인 중기청에 감시자로서의 더 많은 역할이 요구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기청이 물류센터 사업을 이관받은 것은 지난 2009년 5월"이라며 "소상공인들에게 국비를 지급한 것은 산업부이며, 시기는 2005년"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결국은 산업부 잘못이라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과거 어느 부처가 이 사업을 추진했는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중기청은 근본적인 예방책 마련에 고심해야 한다. 김 회장이 아무도 모르게 비리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20년 넘게 협동조합 운동에 종사하면서 얻은 영향력 때문이다. 제 2의 김 회장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국민들의 혈세를 고양이들이 채가도록 놔둬선 안 된다. 중기청의 어깨가 무겁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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