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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모범생' 핀란드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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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2년 연속 마이너스…신용등급 높지만 국민들 피로감 늘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북유럽의 혁신 국가'로 불리던 핀란드의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북유럽 경제 강국 핀란드의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다며 이는 혹독한 긴축정책 때문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핀란드 재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를 기록했다. 이로써 핀란드 경제는 2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핀란드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11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그러나 2010년과 2011년 각각 3.4%, 2.7% 성장해 유럽발 재정위기의 무풍지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던 중 2011년 총선에서 승리한 지르키 카타이넨 총리가 긴축정책의 고삐를 당기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정부 지출이 줄고 세금은 늘고 실업률이 치솟는 등 경제가 빠르게 위축된 것이다.
물론 긴축정책의 효과도 있었다.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 정책에 힘입어 재정적자는 GDP의 3% 밑으로 떨어졌다. 핀란드는 3대 국제신용평가업체로부터 '트리플A' 등급과 '안정적' 등급 전망을 모두 받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국제사회의 평가가 좋지만 긴축정책으로 핀란드 국민의 피로감은 쌓여만 가고 있다. 현지 일간 핀란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핀란드에서 자살자가 전년보다 5% 늘었다. 특히 동부 도시 사보니아에서는 35% 급증했다. 사보니아의 지난해 실업률은 12.1%로 핀란드 전체 평균인 7.8%를 웃돌았다.

핀란드의 정부 부채 규모는 GDP의 54%로 다른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민간 부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유럽의회에 따르면 핀란드의 민간 부채(가계 및 비금융 부문) 규모는 2012년 말 현재 GDP의 184%까지 증가했다. 긴축정책으로 소득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세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핀란드 통계청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의 가계대출 규모는 2002년 이후 10년 사이 130% 급증했다. 빚으로라도 생활자금을 충당해야 하는 사람이 크게 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최근 핀란드를 방문한 뒤 "나라 전체가 극도의 우울증에 빠진 듯했다"며 "수년 간 지속된 긴축정책으로 내수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 판에 핀란드 정부는 긴축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타이넨 총리는 "정부 지출을 늘릴 여력이 없다"면서 "재정지출 추가 삭감과 세금 인상 같은 추가 긴축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도 긴축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라우리 이할라이넨 노동부 장관은 "각종 경제지표로부터 정부가 고용창출과 경기부양에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추가 긴축을 결정하기 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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