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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설 대목 의무휴업에 우는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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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산업부 차장

김민진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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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김민진 차장

저축이 미덕인 시대가 있었다. 저축의 날 수상자가 대서특필되고 그 수상자가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꾸준히 쌈짓돈을 모아 왔는 지에 대한 스토리가 교육적인 효과까지 더해져 강조됐었다.
영국경제학의 거두로 1세기 전 인물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절약을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덕목으로 봤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절약의 증가가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절약의 모순을 지적했다.

케인즈보다 1세기 반쯤 앞서 태어난 실학자 박제가는 그의 저서 '북학의'에서 중상주의적 국가관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는 우물과 같아서 퍼낼 수록 맑은 물이 솟아나지만, 퍼내지 않으면 말라버린다고 주장했다.

일정한 소비가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백성의 사치는 보장해주고 진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말 같지만 당시 시대상을 비춰볼 때 혁신적인 내용이다. 논술시험의 단골 메뉴로 경제현상을 설명하고, 합리적 소비를 강조할 때 인용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설 직전 일요일(D-5) 의무휴업에 들어가면서 감수해야 하는 기대매출 포기액이 1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대형마트 3사가 각 사별로 추산한 회사당 매출 감소 추정액은 300억원 안팎이다.

395개 점포 중 260개가 그날 문을 닫는다. 이 수치를 직접 매출 손실로 보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설날을 닷새 앞두고 장사가 가장 잘되는 일요일 휴무를 하려니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속이 탈 노릇이다. 주말에 장을 봐야하는 맞벌이 가구 등 소비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이번 설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의무휴업을 강제하면서 대형마트들이 직격탄을 맞는 사실상의 첫 명절이다. 지난해 추석때도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문을 닫는 점포 수가 이번보다 적었고, 추석 명절을 8일 앞두고 의무휴업을 했기 때문에 영향을 조금 덜 받았다.

지난달 신세계미래정책연구소는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소매시장 규모가 소폭이지만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온라인몰이나 편의점, 슈퍼마켓에 비해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낮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대형마트는 소량ㆍ근거리 소비트렌드 확산과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으로 성장률 수치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유통기업들은 수출 중심의 국내 기업환경에서 내수기업이라는 은근한 무시도 받았다. 하지만 롯데마트를 계열사로 둔 롯데그룹이나 이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그룹 등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늘린 기업 중 하나다. 고용뿐 아니라 신규투자도 전업종에 걸쳐 가장 활발하다.

하지만 소비자단체 등으로부터 이들 마트는 여전히 시장 독점화의 주범으로 찍혀있다. 대규모화로 주도권을 장악해 제조업체의 이익을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내수 활성화와 고용은 우리 경제의 여전한 숙제다. 이들 문제에 키를 쥐고 있는 기업들을 규제로 칭칭 묶어두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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