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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협 충돌…14년 만에 총파업 초읽기

최종수정 2014.01.13 11:10 기사입력 2014.01.1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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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협 충돌…14년 만에 총파업 초읽기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과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 등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뜻으로 '진료 거부'라는 초강수를 뒀다. 협회 소속 전체 의사들의 투표 절차가 남아있지만, 만약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예정대로 3월 초 파업이 실행되면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약 14년 만에 의사들의 집단 휴·폐업이 벌어지는 것이다.

의협은 11일 오후부터 12일 새벽까지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관에서 ‘2014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 전국 의사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3월3일 총파업을 골자로 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서 의협은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과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에 반대하며,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출정식에서 “정부가 보건의료 전문단체 의견을 무시하고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관치의료의 전형”이라며 “우리는 정부에 엄중한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 기한을 두고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을 시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14년 만에 칼을 놓는 이유는 원격진료, 영리병원 허용, 저수가 문제로 정부와 입장 차이가 극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원격의료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첨단 전자기기를 활용해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편의를 높이는 한편 관련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도입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의협은 이에 의료 전달 체계와 1차 의료기관 존립 기반을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의료 접근성 악화, 의료시장의 혼란 등이 우려된다며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병원이 환자 편의를 위한 자회사를 운영하면 의료의 공공성은 살리면서 경영난을 타개할 수 있고, 의료산업도 발전할 것 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병원이 장례식장, 주차장 등의 사업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경영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이다.

의협은 영리병원 허용이 의료 상업화의 바로 전 단계라고 보고 반대하고 있다. 영리목적의 자법인 설립으로 병원들이 진료보다는 부대사업으로 돈벌이에 나서는 기형적인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환자들에게 의료비 부담을 주고 초대형 병원이 등장하면서 동네 병원들이 도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료계는 그동안 건강보험제도가 저부담·저보장·저수가 원칙 아래 운영되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의사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의사들이 저수가 구조에서 진료라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비급여를 통해 수가 부족분을 채울 수 있을지 생각하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의견대로 수가를 인상하려면 결국 건강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정부로선 국민 부담이 커지는 만큼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이다.

의협은 전국 의사 총파업은 3월3일 시작되지만 정부 입장 변화에 따라 유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업 예정일까지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원격의료 도입 관련의료법 개정안(작년 10월 입법예고ㆍ12월 수정) 국무회의 상정 중단 ▲투자활성화 대책에 포함된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 등 수정ㆍ철회 ▲저수가 등 건강보험 구조적 문제 논의 등의 요구 사항에 진척이 있으면 실제로는 파업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대화 노력은 계속하되,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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