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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ㆍ기술ㆍ산업의 뒷풍경②]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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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은 컬러로, 브라운관은 LCD로
100년간 국민 울리고 웃긴 '만능상자'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바보상자'에서부터 '첨단 문명의 이기(利器)'까지. TV 만큼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가전제품이 또 있을까. 2011년 조사에 따르면 한 가구당 TV 시청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48분이다.
그 평가는 엇갈리지만 TV는 우리나라 전자 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현재 세계에 보급된 TV 3대 중 1대는 한국 제품이다. 일본 제품의 단순 조립 가공에서 시작한 국내의 TV 산업이 40여년 만에 기술 도입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수출국이 된 것이다.

한국에 처음 도입된 TV는 텔레비전을 개발한 미국 RCA사가 1956년 한국 대리점에 수출한 20인치 화면의 흑백 수상기다. RCA사가 출자해 설립한 HLKZ-TV 방송사가 그해 5월 서울 세종로 네거리와 서울역 등에 40여대의 수상기를 설치했고 우리는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 4번째로 전파를 발송하면서 TV 방송의 시대를 열었다.

1961년에는 한국방송공사(KBS)가 개국하면서 TV 수요도 늘어났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1966년에는 금성사(현 LG 전자)가 최초로 국산 TV 'VD-191'을 만들었다. 19인치짜리 흑백 TV로, 4개의 다리가 달린 가정용 제품이었다. 이 TV의 가격은 6만3510원. 당시 쌀 한 가마가 25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척이나 고가였다. TV를 가진 집이 흔치 않아 오늘날처럼 '류현진 경기'나 인기 드라마를 방영하는 날이면 온 동네 식구가 한 집에 모여 TV를 보는 풍속이 생긴 것도 바로 이 때였다.
우리나라에서 첫 컬러 TV를 생산한 것은 흑백 TV가 나온 지 10년 뒤인 1976년이다. 금성사가 'CT-807' 컬러 TV를 선보였다. 하지만 당시 생산품은 대부분 미주 지역으로 팔려 나갔다. 국내에서는 컬러 TV를 방송할 여건이 안 됐기 때문. 실제 컬러 TV 방송이 시작된 것은 1980년 12월1일부터다. 이듬해 7월까지 국내에 보급된 컬러 TV는 100만대를 넘었다. 1984년부턴 모든 방송 프로그램이 컬러로 송출됐다.

초창기 TV는 '배불뚝이'로 불렸다. 불룩한 모양 탓에 차지하는 공간이 크고 기술상의 어려움으로 3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과 고화질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TV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거듭됐고, 그 결과 1990년대 초 얇은 두께로 대형화가 가능한 평판 디스플레이인 PDP, LCD가 상용화 됐다.

이후 시장은 LCD TV로 재편돼 2011년 3월에는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섰다. 1990년대 초 LCD TV가 상용화되자 국내 업계는 사활을 걸고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LG는 1999년, 삼성전자는 2000년에 국산 LCD TV 상용화에 성공했다. 반면 세계 TV 시장의 공룡이었던 소니 등 일본 업체는 PDP TV에 집착하다가 2002년 우리보다 한 발 늦게 LCD TV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은 우리나라로 넘어오게 됐다.

지난 100년 동안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브라운관 TV에서 PDPㆍLCDㆍ스마트 TV를 넘어 발광다이오드(OLED) TV로 빠르고 바뀌고 있는 TV 시장에서 세계를 석권하고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 국내 기업이 앞으로 어떤 놀라운 TV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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