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新산업지도②]人才, 그들이 움직이면 길이 된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신년기획]대한민국 퀀텀점프, 무기는 I-맵이다
바이오·나노·로봇…산업지도 바꾸는 이공계 혁명가들

산업화 과정서 몸값 높았던 인기학과
닷컴붕괴 이후 의대 진학률만 높아져
최근 산업현장서 고급 두뇌 수요 늘어
창조경제 하려면 미래형 인재부터 육성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누가 조국의 가는 길을 묻거든 눈을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서울대 관악 캠퍼스 시대가 열리면서 정희성 시인이 쓴 축사의 일부다. 이를 대한민국 산업화에 비유한다면 이런 표현도 가능할 듯싶다. "누가 대한민국 산업의 가는 길을 묻거든 눈을 들어 이공계를 보게 하라."

실제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기부터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거품, 이른바 '닷컴 붕괴' 전후까지 이공계 출신 인재는 국가 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의 주역으로 인정받았다. 과거 제철소 건설 초기부터 기계·전자·화학 등 산업 현장 최일선에서 빛을 발한 건 늘 이공계 인재였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에 꼭 필요한 인재'라며 주택과 의료를 지원하고 병역 면제 특혜까지 제공하면서까지 이공계 인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였다. 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1960대 말 처음 문을 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냈던 각종 정책 제안은 대부분 공업화에 반영됐고 당시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에 적지 않은 성장 동력이 됐다.
이공계 인기 학과의 변천은 산업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금속이나 기계과가 먼저 전성기를 누렸고 전기·전자과에 이어 한때는 화학공학과가 대우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마지막 배턴을 넘겨받은 컴퓨터공학과 출신 인재는 IT 산업의 초호황과 함께 최고의 몸값을 자랑했다.

하지만 닷컴 붕괴 이후 이공계는 하루아침에 기피 대상이 됐다. 2000년대 초반 학번부터는 대학가에 '그랜저 타는 나이가 한의대 30세, 의대 35세, 공대 45세, 자연대는 영원히 못 탄다'는 농담이 나돌 정도였다. 과거 화공학과·물리학과·전자공학과 등 서울대 수석들이 택했던 과는 어느새 의대로 바뀌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우리 산업의 고도화를 주도했던 이공계 고급 두뇌는 이렇게 뿔뿔이 흩어졌다.

한국의 산업이 그로부터 10년 넘게 큰 틀의 변화 없이 더딘 성장만을 거듭해 온 것도 이 같은 고급 인력의 공동화(空洞化) 현상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의료계에 모여 있는 우리나라 고급 두뇌를 산업계로 이끌어내려는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제 전문가들은 I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신산업으로 주력 산업의 축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이공계 고급 인력 육성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또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미래 유망 산업의 핵심은 잠재 분산돼 있는 이공계 인력의 저력을 어느 분야로 집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창조경제역량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가운데 20위 수준에 불과하다"며 "바이오, 의료 등 가장 시급하고 효과가 큰 유망 산업의 기술 개발을 위해 창의적 인재를 유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산업 현장으로부터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공통분모를 찾아보면 바이오·제약 등 의료, 나노·로봇 등 신소재, 친환경·에너지 등 융복합 분야에서 과학기술 고급 인재를 필요로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바이오의약, 정보통신기술(ICT), 신소재나노, 첨단도시, 환경기술, 고부가식품, 로봇기술, 친환경에너지, 수송탐사 등 9대 유망 분야를 꼽고 2020년까지 연평균 1만명의 석박사급 핵심 인재를 추가 공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맞춰 우리 정부도 이공계 인력을 과학기술 인력, 연구개발(R&D) 인력 또는 고급 두뇌 등으로 분류하면서 다방면의 육성 전략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 중국, 유럽 등 선진국이 과학기술 인재를 위한 각종 우대책을 내세우면서 블랙홀처럼 인력을 빨아들이는 움직임에 비하면 우리의 현실은 턱없이 모자라다는 지적이다.

장석영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인재관은 "2022년까지 박사급 인력은 1만2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공계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한다"며 "향후 NT, IT, BT 등 미래 유망 기술별 수급 전망을 추가로 도출해 이공계 인력 수급 전망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