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언론의 위기 下] 신문, 아직도 대중매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시장을 지배했던 기업이 혁신에 소홀해 뒤지는 현상을 '
혁신가의 딜레마'라고 한다. 혁신가의 딜레마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언론을 위기에 빠진 산업이라고 규정했다. 인터넷시대의 발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과거의 영광을 잃고 혼돈 속에 허우적대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언론이 혁신을 거부했던 것은 아니다. 다우존스와 개넷 같은 언론기업은 일간 월스트리저널과 USA투데이를 미국 전역으로 보급하기 위해 위성까지 사용할 만큼 앞서 나갔다. 최근까지 두 신문이 상당한 권위와 성과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노력 덕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매체로 자리잡은 허핑턴 포스트의 설립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언론의 빈틈을 정확하게 노린 경우다. 그는 2005년 블로그 시대의 개막이 언론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간파했다. 그의 예상은 딱 들어맞았다.

허핑턴은 1주에 두 편씩 칼럼까지 쓰며 다른 신문에서 볼 수 없는 글을 온라인으로 게재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블로거'였던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 그쳤다면 그가 지금 같은 세계적인 영향력은 갖지 못했을 것이다.

허핑턴은 취재 현장을 떠난 기자 출신이나 독자도 기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허핑턴은 아서 슐레진저 2세와 함께 식사하다 그에게 온라인에 글을 써보면 어떻겠느냐고 넌지시 제안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유명 역사학자 슐레진저는 이에 “내가 컴맹이니 대신 팩스로 글을 보내주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얼마 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1945년 2월의 얄타협정은 역사상 큰 과오 가운데 하나”라고 연설했다. 연설에 귀 기울였던 허핑턴은 슐레진저의 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비판한 슐레진저의 글이 화제가 된 것은 물론이다. 기존 언론이 소홀히 다룬 분야에서 이렇게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광고시장의 변화도 위협적이다. 뉴욕타임스의 2012년 광고 수주액은 9억9800만달러(약 1조508억원)다. 이보다 12년 전의 광고 매출은 13억달러였다. 반면 구글의 광고 수익은 계속 불어 구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광고가 신문 지면과 방송 대신 온라인시장으로 흐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와중에 최근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의 창업자 조나 페레티는 “포털과 검색엔진의 시대가 가고 SNS시대가 도래했다”며 언론의 SNS 공략이 왜 중요한지 강조했다. 페레티는 뉴욕타임스가 릫입소문 마케팅릮의 귀재라고 표현한 인물이다.

위기 속에 변화도 추진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 기업 허스트 코퍼레이션의 윌 허스트 회장에 따르면 이제 신문은 대중매체가 아니다. 그는 “신문을 대중매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특종을 전하는 전국지보다 시민·지역 밀착형 뉴스를 제공하는 지역신문이 건재하는 것도 이와 맥락이 같다.

그렇다고 언론이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언론과 기자가 정보기술(IT) 기술자들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진단했다. 깊이 있는 분석글, 사안을 아우르는 글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구글의 뉴스 서비스 책임자 리처드 진그래스도 언론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그는 “언론의 미래가 긍정적”이라며 이렇게 말을 이었다.

“지금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에게라도 뉴스를 배달할 수 있다. 비중 있는 뉴스가 등장하면 인터넷 및 모바일 기기 이용자들 사이에서 온라인 토론이 벌어지곤 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는 뉴스의 시대는 아직 초기 단계다. 개척할 여지가 많다.” 언론산업에 아직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포토] 3세대 신형 파나메라 국내 공식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