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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罪벌'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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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혐의로 수사…기업 투자 멈춰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투자부진 등으로 성장속도가 꺾이고 있는 인도 경제가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바로 중앙수사국(CBI)의 부패 수사다. 관료들의 늑장 업무로 사업 승인이 늦은 마당에 CBI가 과거 승인된 투자 사업에 대해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면서 인도의 기업 투자는 사실상 올스톱됐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수출부진 등 4대 중병에 걸린 인도 경제가 과거 누린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CBI는 지난달 23일 인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와 구리 생산업체를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 아닐 아가르왈이 힌두스탄 징크 민영화 과정에서 부정부패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아가르왈이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베단타 리소시스는 2002년 힌두스탄 징크의 정부 지분 29.5% 중 26%를 인수했다. 의회는 힌두스탄 징크가 의회 승인 없이 민영화된 점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힌두스탄 징크는 정부 외에 64.9%를 비철금속 업체인 세사 스테어라이트가 보유하고 있고 세사 스테어라이트의 지배주주가 아가르왈이다.

이에 대해 힌두스탄 징크는 정부 지분매각 때에 견줘 보유 자원 매장량이 1억4370만곘에서 3억4800만곘으로 훨씬 많아졌다고 항변하고 있다.

앞서 CBI는 지난 6월 인도의 진달제철전력 지배주주이자 인도 2대 재벌인 나빈 진달 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10월에는 광산 재벌 아디이티야비를 그룹의 쿠마르 망갈람 비를라 회장에 대해 특혜혐의로 조사를 시작했다. 비를라 회장은 2005년 석탄광산을 알루미늄 업체 힌달코 인더스트리스에 배정하는 데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범죄 혐의가 있고 없고와 별개로 이런 조사가 인도 기업의 투자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아가르왈이 힌두스탄 징크와 비상장 알루미늄 회사 바라트 알루미늄의 정부 잔여지분 인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비를라 회장은 잦은 정책변화가 인도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한다며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조사에 반격을 가했다.

이와 관련, 맥쿼리증권의 조사부문장인 라케시 아로라는 이번 조사는 만모한 싱 총리가 인프라를 건설하고 10년 사이에 가장 낮은 성장을 살리려 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투자를 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요컨대 광산부문 거래를 자세하게 더 조사한다면 투자자들이 규제당국의 리스크가 낮아보이는 다른 나라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로라는 블룸버그 전화인터뷰에서 "이는 기업들이 사업 승인 후 돌출사건을 경계하고 있는 만큼 투자를 막거나 최소한 지연시킬 것"이라면서 "CBI가 도를 넘은 만큼 정부가 경기부양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강하게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CBI수사는 인도 상공회의소 연합이 인도 정부 장관의 말을 인용, 정부가 10조루피(미화 1610억달러) 규모인 255개 지연 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절차를 개시했다는 발표와 상충되는 것이다.

HSBC은행의 나이나 랄 키드와이 인도 담당 대표이자 인도 상공회의소 연맹 회장은 "기업과 정부 간에 신뢰부족 사례가 계속 생겨 기업정서와 투자환경이 해를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조사는 인도 경제가 시급히 요구하는 성장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3월 말까지인 2013회계연도에 인도 정부는 성장률 5% 달성 목표를 잡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국제기구들은 대부분 4%를 예상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11.2%, 도매물가 7.5%가 뛰는 등 정부 관리 목표 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기준금리인 재할인율을 7.7%의 높은 수준에 유지하고 있어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수억명의 인도 서민들은 높은 물가고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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