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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바이오경제시대' 다양성에서 답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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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생명복지사업실장

유승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생명복지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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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마지막 주에 들른 보스턴은 마침 월드시리즈의 열기로 도시 전체가 들뜬 분위기였다. 보스턴하면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세계적 명문인 하버드대나 MIT, 유명한 프로야구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 얼마 전 테러로 얼룩졌던 보스턴 마라톤, 도시를 유유히 가로지르는 찰스강, 보스턴 심포니, 버클리음대 등이 그것이다.

학문뿐만 아니라 체육ㆍ문화ㆍ환경 등이 골고루 발달한 도시임을 알 수 있다. 가끔 찾을 때마다 보스턴 시민들의 삶에 대한 질적 만족도가 매우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직업을 상기해보니 부러운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세계적인 바이오 관련 기업ㆍ대학ㆍ병원이 모여있고, 주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스턴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지는 곳이다. 이러한 환경이 자생적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주 정부 또한 자발적으로 형성된 바이오클러스터를 방관하지 않고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지금은 명실공히 바이오 연구ㆍ산업의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하고 있고 전 세계 바이오 연구자들의 꿈의 무대가 되었다.

필자는 오랜 시간 친분을 쌓아온 지인을 통해 보스턴 지역을 기반으로 구성된 한 바이오 전문가 그룹을 알게 되면서 보스턴 지역의 우수한 면을 배우고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그룹은 재미한인바이오산업협회(KABICㆍKorean American Bio Industry Council)로 의사ㆍ교수ㆍ기업 임원ㆍ증권가 애널리스트ㆍ변호사 등 다양한 영역의 현직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됐다.

한 가지 이슈를 가지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아카데미아뿐만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정책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사회가 복잡ㆍ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지식ㆍ의견ㆍ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사회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보스턴과 KABIC의 공통적 매력 포인트가 있다. 바로 다양성이 넘치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현장을 방문해보니 이러한 환경이 더욱 잘 느껴졌다. 암을 절제하는 수술을 보다 정밀하게 하기 위해 암조직을 찾아서 알려주는 표지자 및 절제기구 개발을 위해 공학자와 의사ㆍ컴퓨터프로그래머 등이 한 공간에 모여서 지속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연구그룹은 기업의 개발자와도 상시적으로 소통함으로써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확신을 스스로 가지고 있었다. 실제 현장을 방문해보니 정말 즐거운 일터 분위기 속에서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 말했던 '이질적 결합이 혁신을 만든다'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의사와 기초연구자 간 융합연구인 중개연구를 장려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연구를 위한 연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과 경험의 공유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질적 결합이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즐겁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곧 바이오경제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간다. 답은 늘 현장에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우리의 현장은 어떻게 변화되어야할 것인가? 이질적 결합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즐거운 연구환경이 만들어질 때 우리의 바이오경제시대도 머지않아 우리 눈앞에 보이게 될 것으로 믿는다.





유승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생명복지사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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