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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가기 전에 사람이 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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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모임과 건강의 전쟁

-에너지음료 폭탄주 알코올 흡수 가속
-물은 많이 술은 천천히 마셔야
-숙취해소엔 전해질 음료…안마도 좋아

해 가기 전에 사람이 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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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직장인들은 연말이 무섭다. 12월 다이어리에 빼곡히 적힌 스케줄은 즐거움을 주기보다 부담으로 다가온다. 각종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다보면 어느새 술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측정평가연구소의 건강 수명 지표에 따르면 술 때문에 우리 국민의 건강 수명이 약 11.1개월 단축된다고 한다. 고혈압(7.1개월), 고혈당(6.5개월), 비만(5.5개월), 운동 부족(5.3개월)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엄청난 격차다.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차선책으로 건강을 지켜내는 마지노선과 간 건강을 위한 대비책을 숙지해보자.
◆'폭탄주'…목 넘김 좋을지 몰라도 내 몸엔 시한폭탄= 지난 몇 년간 술자리를 평정한 술은 두 자기 종류 이상의 술을 섞는 '폭탄주'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이 가장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술에 에너지음료(카페인음료)를 타 마시는 폭탄주가 유행하고 있다. 에너지음료와 섞어 마시면 덜 지치고 오래 마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에너지음료는 커피의 2배 정도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어 각성 작용이 강한 만큼 주의해야 한다. 에너지음료에 든 탄산은 소장에서 알코올 흡수를 가속시키는 역할도 한다. 술만 마실 때보다 많은 양의 술이 몸에 들어가 간이나 심장, 뇌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침묵의 장기' 간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없어 이상이 생겨도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술 종류에 관계없이 흡수한 알코올 총량에 따라 손상을 받는 만큼, 한 자리에서 많이 마시게 되는 폭탄주는 더욱 더 치명타가 된다. 알코올의 독성물질 가운데 80%는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 기준치를 넘어서면 지방간, 간경변, 간암 등이 발병할 수 있으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때문에 '에너지 폭탄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이 보고된 미국에서는 각성제가 함유된 에너지음료를 섞은 술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여러 종류의 마약을 복용한 것과 같다"며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문일환 이대목동병원 간 센터 교수는 "에너지 폭탄주는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높여 빨리 취하지만 취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 울렁거림이나 졸림 등의 신체적 현상을 카페인이 일시적으로 완화시켜, 간이 해독할 수 있는 기준치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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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건강 음주법= '건강'과 '술'은 양립하기 힘들다. 하루 1~잔의 와인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지만, 연말처럼 매일같이 술을 마실 때면 소용없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내 몸을 지키려면 술을 마시기 전 간단한 식사를 꼭 먹어야 한다.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소멸돼 음주 후 몸이 떨리는 등의 저혈당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음주 전이나 음주 중 간의 포도당 소모를 보충해줄 수 있도록 사탕 2~3개를 천천히 녹여먹는 것이 좋다. 당분이 들어있는 꿀물, 식혜, 수정과 등도 술로 인해 떨어진 혈당을 보충해준다. 다만 과다하게 당분을 섭취하면 비만을 부를 수 있으니 주의한다.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물은 체내 알코올을 희석시켜주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 술을 적게 마시도록 돕는다. 특히 체격이 작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빨리 높아지는 만큼, 술을 마시기 전 물을 많이 마셔 체액을 증가시켜둔다. 술 마신 다음 날 갈증이 나는 것 또한 알코올로 인한 이뇨작용과 땀 배출로 체내 수분이 부족해서다.

술을 마실 때는 되도록 천천히 조금씩 시간을 끌면서 마신다. 술잔에 술을 남겨둘수록 평소보다 술잔이 채워지는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으니, 끊어 마셔본다. 또 매운탕, 김치찌개 등 자극적인 안주는 위에 부담을 주고 짠 맛 때문에 술을 더 부를 수 있으니 피한다. 대신 미역국, 콩나물국, 조갯국 등 담백한 국물이 좋다. 간 대사에 도움을 주는 고단백 안주, 알코올 흡수를 느리게 해주는 우유, 오이, 당근 등 신선한 채소 등도 도움이 된다.

전용준 알코올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박사는 "알코올 성분의 10% 정도가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 만큼, 술을 마실 때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술 마신 다음날 숙취 해소하려면= '술이 나를 마시는' 지경에 이르면 다음 날 속이 불편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몸에 힘이 빠지고 속은 울렁거려 아무 것도 하지도, 먹지도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속이 좋지 않아도 식사를 거르면 안 된다. 음주로 인해 간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있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쓰여 저혈당이 생길 수 있어서다. 콩나물 해장국, 조갯국, 북엇국 등 맑고 따뜻한 국과 식사를 하되, 라면, 짬뽕 등 맵거나 짠 음식은 위에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삼간다.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은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기, 마시는 중과 마찬가지다. 수분은 탈수증상을 막아주고 알코올 해독을 도와준다. 보리차나 생수를 마시며 수분을 보충하고, 당분이 들어있는 꿀물 또는 전해질 음료로 좋다.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도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이 밖에 안마봉으로 전신 두드리기, 발바닥 부딪히기, 크게 심호흡하기, 척추 비틀기, 머리를 손으로 받치고 옆으로 길게 누워 한쪽 다리 들었다 내리기 등도 음주 후 찾아오면 숙취를 해소하는데 좋다.

전용준 박사는 "잦은 술자리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량을 맞춰 술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주량을 지키고 기분 좋게 대화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술자리에 부르고 싶은 사람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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