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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한빛부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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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한빛부대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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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빛부대가 딜레마에 빠졌다. 남수단의 내전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위대로부터 탄약을 지원받아 계속 주둔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추가 파병을 요청한 가운데 철수를 하기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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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군당국에 따르면 한빛부대는 방호력 보강을 위해 화기와 탄약을 실은 공군 수송기를 조만간 남수단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2일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열린 상황평가 회의에서 한빛부대가 주둔한 보르시 북쪽 수십 ㎞까지 반군세력이 접근함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화력 보강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빛부대 지원한 일본 속내는= 남수단 내전이 끝나고 재건지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2월 파견된 한빛부대는 공병 및 의무대를 중심으로 편성돼 있어 개인화기 위주이고 중화기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빛부대는 예비탄약 확보를 위해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 본부에 탄약지원을 요청, 미 아프리카사령부로부터 5.56㎜ 탄약 3417발과 7.62㎜ 탄약 1600발, 일본의 육상자위대로부터 5.56㎜ 소총 실탄 1만발을 지원받았다. 한국군이 일본 자위대로부터 탄약을 지원받은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일본언론 NHK는 일본 정부가 한국군의 요청을 받은 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과 자위대 간부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남수단에 파견된 육상자위대가 보유 중인 소총탄 1만발을 유엔을 통해 한국군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정부가 지원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상황이 긴급하고 인도적인 필요가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본의 속내는 다르다.

자위대의 존재를 부각할 수 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추진하는 '적극적 평화주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탄약 제공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 평화주의는 국제 안전보장에서 일본의 역할을 키우겠다는 정책 기조로,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해 유엔 평화유지 활동상 제약을 줄이자는 주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지 한국군에 대한 탄약 제공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평화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일본이 이를 적극적 평화주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사례로 삼을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일본의 무기 수출을 사실상 제약해 온 '무기수출 3원칙'을 없애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실제로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번 조치를 무기수출 3원칙의 예외로 간주하기로 했고 이런 내용의 담화를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빛부대가 남수단 내전에 관여할 경우 = 현재 남수단은 반군이 보르쪽으로 내려오고 있고 정부군이 보르쪽으로 올라가고 있어 어느 지점에서는 대치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엔 사무국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만약의 상황 대비해서 인근 국가의 유엔 병력을 (보르지역으로) 보강, 자체 방호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살바 키르 대통령의 정부군과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반대파가 수도 주바에서 교전을 벌였다. 이후 유혈 사태는 남수단 전역의 종족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반군은 22일 주요 유전지역인 유니티주의 주도 벤티우를 장악하는 등 세를 키우고 있다.

만일 하나 한빛부대가 남수단의 내전과정에서 반군과 총격전이 벌어질 경우 파병의 취지와 어긋날 수 도 있다. 군당국에서 방어를 위한 총격전이라 발표하더라도 여론이 파병반대입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유엔 남수단임무단 연락장교가 반군측과 접촉한 바에 의하면 반군측이 유엔에 대해서는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오늘 현재까지 굉장히 조용하며 전투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빛부대의 화력을 보강하고 있지만 이 부대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립된 한빛부대의 철수는 가능한가= 한빛부대가 남수단 내전에 휘말리는 상황이 오더라도 철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파병부대가 파병기간이 끝나기전에 철수한 적도 없다. 여기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한국등에 유엔평화유지군의 추가 파병을 요구하고 나서 난감한 상황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수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남수단임무단, 이른바 운미스(UNMISS)의 보호 능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군대와 경찰 그리고 군수품을 지원하도록 요구하는 편지를 안보리에 보냈다고 밝혔다.

반기문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남수단에 유엔평화유지군과 경찰을 파견하고 있는 국가들이 추가 파병을 함으로써 유엔 남수단임무단의 인력 부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유엔 안보리는 24일 7시(한국시간)에 비공개 긴급 회의를 열어 남수단에 유엔평화유지군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한빛부대의 철수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국회 승인이 필요한 인원 보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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