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사회상을 담는 거울이다. 이 게임에는 직장 상사에게 직접 풀 수 없는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현대 직장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 직장 내 상사와의 불화를 게임으로라도 위로받고자 하는 셈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상사와 궁합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부하직원을 찾기 힘들 정도다.
◆ 성차별하는 상사, 아직도 있나요? = 직원 수가 20여명 남짓한 자동차 영업 대리점에 다니는 2년차 직장인인 차지현(27 ·가명)씨는 남녀를 차별하는 직장상사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씨가 입사한 후 탕비실 정리와 차 심부름은 너무도 당연히 차씨의 일로 굳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체념하던 어느 날 차씨는 급한 일을 정리하느라 손님들에게 대접할 차를 후배 남자 직원에게 부탁했다가 팀장의 불호령을 들어야 했다. 팀장은 "부탁할 일이 따로 있지"라고 화를 내며 "여직원이라서 해야 할 일을 우선으로 해라"라는 성차별적 언행도 가리지 않았다. 차씨는 당장 커피를 타라고 소리치는 팀장의 번들거리는 얼굴에 염증을 느꼈다. 이런 상사에게 업무적인 소통을 꿈꾸는 건 차씨에게 너무 먼나라의 일이다.
◆ 상사와의 소통, 불가능한 일인가요? = 늦깍이 신입사원인 권은준(33 ·가명)씨는 여상사의 비위를 어떻게 맞춰야 할지 도무지 파악할 수 없어 쩔쩔매고 있다. 고시 준비를 접고 늦게 입사한 터라 잡일을 막내에게 시키는 회사 분위기에도 적응하기 힘든데 일관성이 없는 상사의 지시는 권씨를 더욱 힘들게 한다. 오전에 말한 일의 마무리 순서가 오후에 뒤집히기 일쑤고 내리지 않은 지시에 대한 중간 보고를 요구하는 일도 잦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권씨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뿐이다. 권씨는 이런 식으로 계속 직장생활을 하면 무능력한 사원으로 낙인 찍힐까봐 걱정스럽기만 하다.
◆ 무능력한 직장 상사가 최악 = 소프트웨어 업종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준수(34· 가명)씨의 팀장은 직장에서의 하루 일과 중 인터넷 화투 게임을 할 때 가장 집중력을 발휘한다. 출근 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점심시간 딱 한시간 전부터 시작하는 인터넷 게임은 팀장이 하는 일 중 그나마 생산적인 일이다. 직무가 요구하는 컴퓨터 관련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팀장에게 자기계발에 대한 의지 따위는 엿볼 수 없다. 김씨는 "팀장은 임원이 내린 특별한 업무적 지시에 대한 책임을 나한테 떠밀기 일쑤"라며 "임원진과 평사원 사이에서 업무와 책임을 적절히 조율해야 하는 중간 관리자인 팀장이 무기력하기만 해 정말 피곤하다"고 털어놓는다.
옥스포드 대학 교수인 조지프 나이는 리더의 중요한 덕목으로 대화와 협상, 문화의 공유같은 유연한 힘을 통해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내는 능력인 '소프트 파워'를 꼽는다. 리더가 구성원과 소통할 때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소프트파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리더는 구성원을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기보다는 리더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구성원과의 소통 과정을 타인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고 리더 자신이 혁신하며 변화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과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게되면 구성원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고취시킬 수 있고, 창조적 조직문화는 기업의 성과는 귀결되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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