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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8년만에 '겸재정선화첩' 일반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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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내산전도' 비단에 엷은 색. 33*54.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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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흥본궁송도' 비단에 엷은 색. 28.9*23.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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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서 내년 2월 2일까지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독일에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이 귀환 8년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환수문화재 중 관련 자료와 연구를 집대성해 도서와 전시로 선보이는 첫 사례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26일부터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전을 열고 있다. 재단이 최근 '돌아온 문화재 총서' 첫번째 시리즈로 발간한 단행본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과 연계된 전시다. 책에는 이 화첩의 형태와 모양을 재현한 복제본과 환수과정, 학술적 의의 등이 담겨 있다.

안휘준 재단 이사장은 "해외유출 문화재를 돌려받을 땐 지극정성을 보이다가, 정작 반환되면 학술자료로도 활용이 잘 안돼 왔던 측면이 있었다"면서 "특히 '겸재정선화첩'은 독일과 왜관수도원에서 각각 한 차례씩 불타 없어질 뻔한 사연도 있었던 만큼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화첩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집필한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가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해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안 이사장은 "베버 신부가 서울 명동의 한 골동품상점에서 이 화첩을 구했으며 한국을 나갈 땐 14개 정도의 수집 물품들을 가지고 갔다고 알려진 바 있다"고 말했다. 행적이 사라졌던 이 화첩은 1975년 당시 독일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경북 칠곡군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오틸리엔 수도원으로부터 2005년 10월22일 영구대여 형식으로 반환됐던 것이다.
화첩에는 조선 후기 최고의 진경산수화가로 꼽히는 정선(1676~1759년)의 작품 21점이 담겨 있다.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와 내금강의 명소 '만폭동도', 외금강의 '구룡폭포' 등 금강산 그림 3폭과 함께 태조 이성계가 함흥의 고향집에 손수 심었다고 전해지는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도', 춘추시대 공자와 노자를 시작으로 해 한나라 장량, 삼국시대 제갈량을 거쳐 북송대 유학자로 이어지는 고사인물화(故事人物畵) 등 겸재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그림들이다.

앞으로 재단은 이미 조사된 일본과 유럽국가 등에 유출된 우리문화재 관련 목록과 관련 내용도 보고서 5~7권 분량으로 작성해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으로 건너간 수많은 문화재들에 대해서도 관련 실태를 조사ㆍ연구할 예정이다. 안 이사장은 "중국으로 간 문화재들의 경우 강탈해간 것이 아닌 우호적인 관계하에 건너간 것들이 많다. 아마 일본 유출 문화재에 버금갈 만큼의 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현재 일본, 중국 외에 미국, 유럽 등 20여개국에 약 15만점 이상이 유출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지난 10월 현재까지 환수된 것은 겨우 9760점에 불과하다. 더욱이 유출 경위가 파악되지 않는 문화재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안 이사장은 "무엇보다 유출된 문화재의 소재 등 실태파악이 가장 중요하며, 유출 경위에 따라 선별적이면서도 면밀하고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태파악과 환수작업에서는 국가간 외교관계 역시 민감하게 작용할 뿐더러 외부에 이런 움직임이 알려질 땐 환수가 되레 쉽지 않게 되는 어려움도 따른다는 게 안 이사장의 설명이다. "뱀이 개구리를 잡을 때 소리내고 잡던가요? 사자가 짐승사냥을 할 때 바스락거리면 잡을 순 없는 것이죠. 문화재 환수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합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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