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달 들어 두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별세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우리나라 위안부 피해자는 총 56명.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4명 중 4분의 3이상이 이미 작고했다. '위안부' 문제는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40여년이 흐른 뒤에야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첫 피해자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지만 그 후 30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피해자들은 일본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받지 못한 채 하나 둘 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최근 일본 아베정권은 군국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다. 한중일 작가들이 공동으로 만든 위안부 할머니들을 주제로 한 그림책은 이미 출판금지조치가 내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소녀이야기'라는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가 인터넷을 통해 회자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 고(故) 정서운 할머니의 생전 육성 인터뷰가 그대로 담겨 있는 이 영화는 1937년 15세 소녀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일본군 캠프로 끌려간 후 8년간의 참혹한 경험과 극적으로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재현했다.
김 감독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본이 잘못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넘어 우리나라 사람, 우리 자신이 이 문제에 대해 여전히 관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속이 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완성된 작품은 수차례 국내외 각종 대회에 출품됐지만, 실제 수상은 이어지지 못했다. 김 감독은 "정치적인 문제여서인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면서도 "아내로부터 '당신이 할머니들 이름 팔아 상 타려고 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듣고 반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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