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확 줄었는데…이통3社 그래도 웃는 까닭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연말 이동통신시장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12월 초에 있을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제재와 단말기 유통법(이하 단통법)의 논의가 심화되면서 최신 기종에 지급하는 보조금 수준이 뚝 떨어진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시장의 실적 지표를 보여주는 번호이동 수치는 11월 중순부터 계속 시장 과열 기준(일일 이동통신3사 신규가입 기준 2만4000건)을 밑돌고 있다. 수학능력시험 직후 고3 학생들을 타깃으로 휴대폰 판매를 하기 위해 반짝 올랐던 보조금은 11월 넷째 주부터 거품이 걷혔다. 이통3사 모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3, 갤럭시4, LG전자의 G2, 애플의 아이폰5s 등 최신 기종에 싣는 보조금을 20만~3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로 인해 지난 18일 이후부터 일일 번호이동 건수는 2만1000~2만5000건을 오가고 있다. 번호이동시장이 과열되는 이번 주말(23~25일)에도 일일 평균 2만3000건에 그치며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통업계에서는 신규 번호이동 시장이 냉각기로 접어든 이유가 복합적이라고 설명한다. 방통위가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보조금 과열 주도사업자를 처벌하기 위한 시장조사 중인 데다 내달 초 발표를 앞두고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손꼽는다. 방통위 측에서는 이번에 주도 사업자 한 곳을 지목해 2주 이상 영업정지를 내릴 것이란 방침을 밝힌바 있다.
이통사에 이어 제조사까지 정부 규제대상에 포함하는 단통법이 국회 통과 여부를 앞두고 진통을 겪는 것도 이통 시장 냉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제조사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결국 제조사가 최신 휴대폰 기종에 싣는 장려금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장려금은 보조금의 일환으로 제조사에서 대리점에 직접 전달한다.
이 분위기를 타고 연말 이통시장도 기를 펴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통3사는 오히려 이런 현상을 반기고 있다. 산토끼(신규가입자)를 잡는 데 들이는 비용을 집토끼(기존가입자) 우대 정책 정책으로 돌리는 것이 이통사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착한기변'과 같은 장기고객 혜택 늘리면서 해지율이 지난해 2.6%에서 올해 3분기 2.2%로 대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 고객에 보조금으로 쓸 돈을 장기고객을 잡기 위한 혜택으로 쓰고 있는 셈"이라며 "이통사 입장에서는 실적도 좋아지고, 고객들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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