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DM의 표지는 여느 DM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겉장을 펼치면 처음부터 마지막 12페이지까지 아무런 사진과 글자가 없다. 말 그대로 백지다. 신세계백화점은 백지 DM에 당황스러워 할 고객들을 배려해 마지막 페이지에 백지 DM의 취지를 간략하게 안내했다.
일반적으로 열 명에게 종이 DM을 보내면 13년생 나무 한 그루 분량의 종이가 소요되는데,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 고객이 수십만 명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백지 DM은 우리가 보호해야 할 지구환경을 잠시나마 떠올리게 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종이 대신 '앱 쇼핑'을 제안하며 스마트한 기업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이번 백지 DM이 스마트폰 환경에 익숙한 20~30대 고객에 우선 배달된 것은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연간 DM제작과 발송에 드는 비용이 200억원대임을 감안할 때 종이 DM이 점차적으로 줄어든다면 경제적으로도 이득인 셈이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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