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Book]"역사교과서 파동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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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논란이 펼쳐질 때마다 이념 논쟁으로 변질되기 일쑤다. 2008년 금성사 판 역사교과서는 물론 2013년 교학사 판 교과서 파동 역시 예외 없이 역사적 사실관계를 따지기 보다는 이념 논란으로 소란스럽다. E. 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한다. 이런 정의는 역사적 사실 관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최근 역사교과서 논쟁이 재연되면서 재야 사학자로 유명한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저술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역사의 아침)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한국사 4대 왜곡의 사실적 관계를 통해 식민사관의 뿌리가 어디까지 미쳤는 지를 상세히 기록해 반향을 불러 일으킨 책이다. 지금 동북아시아에 일본의 과거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우리 내부의 식민사관 등 굴절된 역사관이 판친다. 결국 이런 역사관은 패권주의나 군국주의의 정신적 배경을 이루며 동북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협하는 괴물로 작용하게 된다.

단적인 예로 역사가 사실 관계를 다루지 않을 경우 민족이 어떤 피해를 입는 지 식민사관인 '한사군=한반도설'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 고대 한나라가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세웠다는 식민통치기구가 한사군이며 그 중심지는 낙랑군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사기', '태강지리지' 등에는 "낙랑군 수성현에는 갈석산이 있는데 만리장성의 기점"이라고 나온다. 즉 낙랑군은 갈석산 일대 만리장성 기점이 위치한다. 중국 사료 및 각종 증거를 더 추적해 보면 갈석산과 만리장성 기점은 한결같이 북경 인근이며 한나라 이후 지금껏 변함 없는 사실로 나타난다.


일제 강점기, 일본 사학자 이나바 이와가치는 "수성현은 황해도 수안군"이라며 어린아이가 빗돌 하나를 가르키는 사진 하나를 증거로 제시한다. 빗돌은 글자를 알 수 없으며 작고 허술하다. 출토된 연원 및 내용도 없다. 그걸 이나바는 무작정 증거라고 우겼다. '낙랑-황해도 수안설'은 식민사관의 일부로 정착된 배경이다. 이같은 식민사관은 곧 중국의 동북공정과도 연결돼 있다.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북부를 중국사의 영역으로 만든다. 중국은 갈석산의 위치나 만리장성의 기점이 북경 인근이라는 중국의 역사서의 모든 증거를 깡그리 무시한 채 말이다.

우리가 중국에 각종 증거를 제시해도 그들은 "당신네 역사교과서에 그렇게 기록돼 있지 않느냐"는 말만 되풀이 한다. 동북공정 당시 국민 세금으로 정부가 세운 '동북아역사재단' 홈페이지 '올바른 역사' 항목마저 "고조선과 위만조선은 평양을 도읍으로 하고 있다"고 서술돼 '한사군=한반도설'을 뒷받침하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 이는 이나바의 역사 조작을 그대로 인정, 한강 이북이 중국의 영토였다는 걸 우리가 증명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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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술 더 떠, 식민사학자 쓰다 소우키치는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을 통해 김부식이 3∼4세기 까지 삼국 역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쓰다는 고구려는 제 6대 태조왕(53∼146년)부터, 백제는 제 8대 고이왕(234∼286년)부터, 신라는 제 17대 내물왕(356∼402년)부터 건국 초기로 잡고 있다. 우리의 제 7차 국사교과서 부록 '역대 왕조 계보'에도 그렇게 실려 있다. 현재 주류사학계는 '한사군=한반도설', '삼국사기 초기 불신론'을 신봉한다. 그들이 기술한 각종 교과서 및 역사 논문 등은 이를 바탕으로 한다.


1977년 국립문화재 연구소가 발굴한 풍납토성 유물을 탄소연대 측정 결과 서기전(B.C) 199년으로 나타난다. 식민사학자 및 우리 주류사학계의 내용과는 시간적 편차가 250년 이상 난다. 그러나 주류사학계는 이같은 과학적 증거도 무시한다. 이런 사례는 교과서 속에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한반도가 통일될 경우 중국이 북한으로 밀고 들어올 것이라는 주장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따라서 이덕일의 저술은 현재 교학사 판 역사교과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 민족이 또다시 수난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한다.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이덕일 지음/역사의 아침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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