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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잃은' 팬택의 구원투수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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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협력 확대 가능성…박 부회장 역할에 큰 기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1991년부터 22년째 팬택을 이끌어오던 박병엽 부회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향후 팬택의 앞날이 안갯속에 빠졌다. 이번 결정은 직원의 30%에 이르는 800여명 감원에 대한 책임 성격으로 자리를 내놓는 터라 상황 반전을 위한 '승부수'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팬택호의 향방을 섣불리 짐작할 수 없는 이유다.

◆삼성-팬택 동맹 어떻게 되나=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향후 삼성과 팬택의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다. 팬택이 지난 5월 삼성에서 530억원의 지분 투자를 이끌어낸 후 업계에서는 향후 양측의 추가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의 사임으로 삼성과 팬택의 추가 협력은 불투명해졌다. 특히 이번 사임은 워크아웃 졸업을 앞두고 채권단과 이견이 있은 후 승부수를 위해 자리를 내던졌던 2011년과는 상황이 다르다.
사실 삼성의 투자 배경이 팬택보다는 박병엽이라는 개인 브랜드에 초점이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삼성의 추가 투자에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볼 수 있다. 팬택 고위 임원은 삼성 투자 결정과 관련해 "삼성의 투자 결정은 팬택이라는 기업도 중요하지만 박병엽이기에 가능했던 측면이 컸다. 박병엽이 아니었다면 삼성이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투자를 결정하기 전 팬택에 재무, 기술 현황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할 때 박 부회장이 '자존심이 상해 투자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삼성이 한발 물러나 결국 투자가 이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부회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을 지낸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과도 잘 아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박 부회장이 삼성과 팬택 협력에 어떤 식이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당초 팬택에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었으나 지분이 20%로 높아지는 것을 우려해 절반으로 축소했던 만큼 향후 추가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과의 지분(또는 협력)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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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가능성은=일각에서는 팬택이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 중국 제조사 등 대형 기업과의 인수합병과 구체적인 기업명에 대한 소문까지 돌고 있지만 예단하기는 힘들다.
채권단도 박 부회장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고 박 부회장의 복귀 길이 열려 있으며 직원들의 신임도 높아 향후 복귀에 대한 여지 또한 남기고 있다. 박 부회장은 팬택 주식 1억6462만1000주를 확보할 수 있는 주식 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팬택 발행주식 총수는 5억2816만9664주인데 신주발행 후 988억원을 마련해 이를 전부 인수하면 박 부회장은 지분율 23.76%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박 부회장이 팬택 부회장직은 내려놨지만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하는 팬택씨앤아이 대표직을 유지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낳는다. 팬택에서는 사임했지만 결국 다시 돌아올 길은 열려 있는 것이다.

◆팬택 내부는 어떻게 되나=팬택은 해외보다는 내수 사업에 주력해 흑자를 내는 구조로 탈바꿈한다. 사임 발표가 있은 24일 부사장에서 승진한 이준우 사장이 전면에 나서 책무를 받았다. 우선 해외에는 제품을 소량 출시해 이통사 등과의 관계만 유지하고 국내에서는 월 15만대로 먹고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팬택 관계자는 "노키아가 MS에 인수된 직후 박 부회장이 결단을 내리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월 15만대면 먹고살 수 있는 구조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월 20만대를 팔면 흑자가 나고 무리 없이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직원 800여명에게 6개월간 무급휴직을 준 것도 몸집을 줄이기 위한 일로 풀이된다. 회사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퇴사하는 직원이 발생해 조직 자체가 슬림화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추가 조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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