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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팬택 신화…삼성-애플 쏠림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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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지난해 휴대폰 시장 이익 103% 차지…"노키아, MS에 인수되는 것 보고 결심 굳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애플 제품이 아니면 안 팔린다. 애플이 휴대폰 시장 이익의 85%를 가져가고 남은 15%를 나머지가 나눠 갖는 싸움이다. 지금 버티는 놈만이 살아남을 것이다."(2012년 3월 박병엽 팬택 부회장)

"세계적으로 삼성-애플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국내에서는 1등 제조사의 시장점유율이 72%까지 올라갔다.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2013년 3월 박 부회장)
재작년과 작년 주주총회에서 "어떻게든 비를 피해 끝까지 버텨 살아남겠다"던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다짐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박 부회장이 전체 직원의 30%인 800여명을 감원하고 부회장직까지 사임한 배경에는 삼성-애플 2강이 독식하는 스마트폰 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다. 팬택뿐 아니다. 모토로라와 노키아, 블랙베리 등이 한때의 영광을 뒤로한 채 생존을 걱정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휩싸인 것도 같은 배경이다.

미국 투자기관 캐너코드 제누이티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과 애플은 전체 휴대폰 시장 이익의 10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69%, 삼성은 34%다. 양 사의 이익이 100%를 넘어간 것은 다른 제조사들이 적자를 봤다는 의미다. 삼성과 애플의 휴대폰 시장 이익 독식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10년 양 사의 이익은 59%(애플 44%·삼성 15%)였으나 2011년 82%(애플 65%·삼성 17%), 2012년 103%로 격차가 확대됐다.

2011년 시작된 삼성-애플 소송을 거치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갤럭시와 아이폰 독주 체제로 굳어졌다. 게다가 기술 격차마저 줄어들면서 시장 판도는 브랜드 싸움과 마케팅 경쟁으로 급격히 쏠렸다. 삼성과 애플이 아니면 틈새를 뚫고 들어가기가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박 부회장이 올 들어 마케팅 강화를 외쳤던 것도 제품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통했던 차별화된 기술력과 빠른 의사결정 등도 삼성-애플 양강체제에서는 힘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큰 탓이었다. 게다가 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생존 게임은 더욱 팍팍해졌다.
팬택 관계자는 "노키아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되는 것을 보고 박 부회장도 이대로는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삼성-애플 쏠림 속에 휴대폰 제조사 1위 노키아가 무너지고 블랙베리까지 매각되는 상황에서 박 부회장도 더 버틸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으로 시작된 2강 체제는 오히려 삼성-애플 쏠림 현상만 키웠다"면서 "시장의 다양성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제3의 브랜드가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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